한국일보

[인터뷰] 김문수 “난 왼쪽·오른쪽 다해본 중도…이재명과 가장 달라”

2025-04-10 (목) 04: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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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대행 출마론에 “李 이긴다면 누구라도 환영…하지만 韓은 완전 공무원”

▶ “’4년 중임제·임기 3년으로 단축’ 개헌 합리적…이준석과 힘 합치도록 노력”

[인터뷰] 김문수 “난 왼쪽·오른쪽 다해본 중도…이재명과 가장 달라”

(서울=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4.11

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한국시간) "나는 왼쪽도 해보고 오른쪽도 해봤다"며 "전체를 이해하고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중도"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여의도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 때는 중도를 거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선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생각이 많이 든다"며 "국민들에 왜 이재명은 안 되는지, 내가 이재명하고 가장 다른 사람이란 걸 대비해서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경선 특례'를 줘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면 내가 가서 모셔 오겠다"면서도 다른 후보 대비 지지율이 압도적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다음은 김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 내가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는 사실을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처음 알게 됐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렇게 나오니까 해석을 잘 못하는 상태였는데, 이게 지속되면서 정치를 정상적으로 만들고 경제나 일자리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후보를 원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한번 해보자고 결심했다.

-- 대통령이 파면당한 당에서 대선 후보가 10명 넘게 출마하는 것에 대해 '난립'이라는 비판도 있다.

▲ 그런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고 우리가 고칠 건 고쳐야 한다. 당 리더십이 더 안정적이고 전망 가능하게 바뀌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지난 대선을 앞두고 후보로 갑자기 모셨다. 지나치게 급조하는 것은 국민들 보기에 안정감이 없다.

-- 결국 누가 이 전 대표를 꺾을 수 있을지가 국민의힘에는 관건이다.


▲ 그런 분이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생각이 많이 든다. 국민들에 왜 이재명은 안 되는지, 내가 이재명하고 가장 다른 사람이란 걸 대비해서 보여드릴 거다. 내가 경기도지사 시절 대장동보다 100배 이상의 개발을 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

-- 출마 선언에서 언급한 '친북·반미·친중·반기업, 자유민주주의 부정 및 나라 근간 흔드는 세력'은 민주당과 이 전 대표를 지칭한 것인가.

▲ 민주당이 의회의 압도적 다수당으로서 탄핵을 계속하는 것은 민주주의라기보다는 공포 정치라고 봐야 한다. 과거의 인민재판, 중국의 홍위병처럼 광장에서 그냥 소리 지르는 식으로 나라를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보수층과 달리 중도층 지지가 높지 않다.

▲ 나는 왼쪽도 해보고 오른쪽도 해봤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 때는 중도를 거쳐야 한다. 옛날에 사회주의적인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자유민주주의다. 밑바닥의 힘든 사람부터 재벌도 많이 만나보고 국회의원과 도지사도 해봤다. 전체를 이해하고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중도 아니겠느냐. 어느 한쪽을 배제하고 중도라고 할 수는 없다.

-- 한 대행 출마론이 많이 나오는데.

▲ 나는 누구라도 대환영이다.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면 내가 가서 모셔 오겠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 경선 특례를 주자는 주장도 나온다.

▲ '저분은 (이 전 대표를) 확실히 꺾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은 안 된다' 이렇다면 특례를 줄 수도 있다고 본다. 내 지지율이 10% 나왔는데 한 총리가 20∼30% 나오면 내가 모시러 가야 한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총리는 완전히 공무원이다. 이분은 길을 갈 때도 앞만 보고 간다.

-- 파면 이후 윤 전 대통령과 소통한 적이 있나.

▲ 지난 8일 국무회의가 끝나고 전화로 '장관을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대통령은 '그동안 고생 많았다, 잘해보라' 이런 정도 얘기를 했다.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 내가 찾아가기는 또 너무 힘들지 않겠느냐. 나로서는 내 갈 길을 가야지, 대통령한테 자꾸 이렇게 더 부담을 드리는 건 안 맞다.

-- 윤 전 대통령이 당을 나가야 한다고 보나.

▲ 당신이 알아서 하셔야지, 내가 '탈당해야 합니다', '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도 안 맞는 것 같다. 당내에서 탈당 요구가 비등해진다면 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진 않은 것 같다.

-- 대선 후보가 된다면 1호 공약은.

▲ 청년 일자리다. 우리 청년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학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거기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인공지능(AI) 선도 기업이 나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업 창업, 성장 등을 지원해야 한다.

-- 개헌에 대한 입장은.

▲ 지금 헌법이 1987년 이후 38년 동안 잘 해왔다고 본다. 국민들의 개헌 요구가 있다면 존중해야겠지만 대통령 직선제가 아닌 내각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 같다.

--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고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여 2028년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자는 방안은 어떻게 보나.

▲ 그 안은 합리적이다. 내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 임기를 조금 줄여서 국회의원 임기와 일치시킬 수 있다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연대할 생각이 있나.

▲ 이준석 의원이 이미 출마 선언을 했지만, 기왕이면 양당이 힘을 합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나도 적극적으로 그런 노력을 하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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