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승인 20여건 불과
▶ “노숙자 방화 등 위험”
재개발을 이유로 오랫동안 방치돼 왔던 LA 한인타운 지역 빈 건물에서 노숙자들의 실화나 방화로 추정되는 대형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한해 동안 한인타운에서 빈 건물 철거 승인 건수는 20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조사기관인 크로스타운 LA 집계에 따르면 한인타운 지역의 2024년 철거 허가 건수는 22건으로 38개 지역 중 17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승인된 철거 건수는 5건에 머물렀다. 노스할리웃은 76건으로 철거 허가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센추리시티와 포터랜치는 각각 단 1건에 불과했다. LA시 전역에서 철거 승인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2018년만 해도 2,600여건에 달하던 철거 허가는 팬데믹 이후 크게 줄어 들어 지난해 1,800여건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철거 허가 건수가 줄어든 것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새 주택이나 아파트, 상업용 건물 재개발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크로스타운은 분석했다.
한인타운에서 이른바 ‘유령 건물’로 불리는 빈 건물은 올림픽과 윌셔, 8가 등 주요 간선도로에만 줄잡아 10여곳에 이른다. 오랫동안 버려진 유령 건물은 갱단들의 낙서로 도배됐고, 빈 건물은 홈리스들의 아지트로 변신한지 오래다. 빈 건물을 점령한 홈리스들이 전기를 불법으로 끌어들여 사용하다 대형 화재로 번지는 사례도 허다하다.
지난해 10월에는 한인타운 올림픽과 크렌셔 교차로 남쪽 빈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 불로 인해 대형 빌보드에 불이 옮겨 붙었으며, 바로 옆 주유소로 불이 번졌을 경우 자칫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진화작업으로 43분만에 불길을 잡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8가와 호바트의 구 동일장 건물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2020년 동일장이 폐업한 이후 비어 있는 건물에 노숙자들이 침입, 건물 내에서 마약을 하고 불을 지펴 밥을 해 먹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지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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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