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日자동차·쌀 교역 불공정 지적…美수출 기계 등 상호관세 못피할 듯
▶ ‘미일동맹 중시’ 日, 보복관세 대신 협의지속 전망…중소기업 지원도 시행
![[美관세폭풍] 車에 24% 상호관세까지…日, 설득전략 실패에 대미수출 초비상 [美관세폭풍] 車에 24% 상호관세까지…日, 설득전략 실패에 대미수출 초비상](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4/02/20250402174643671.JPG)
일본 닛산자동차 로고와 미국 국기[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풍'이 비껴가기를 간절히 기대했던 일본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자동차 관세에 이어 24%의 상호 관세까지 피하지 못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일본은 대미 투자액이 가장 많고 자국 기업이 미국 경제에 크게 공헌한다는 점을 내세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관세 대상에서 자국을 제외해 달라고 설득했으나, 일단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도요타 100만대 파는데 GM 거의 못 팔아"…작년 日 대미흑자 86조원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상호 관세 방침을 발표했다. 일본 대상 관세율은 24%로 한국(25%)보다 1%포인트 낮다.
3일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미국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할 경우 일본이 사실상 미국에 46%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부과 배경과 관련해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자동차의 94%가 일본산"이라며 "도요타는 미국에서 100만 대의 외국산 차를 판매하는데, 제너럴모터스(GM)도 포드도 (일본에서) 거의 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교역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품목인 쌀에 대해서도 "우리의 친구인 일본은 미국산 쌀에 7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매우 강하고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나는 그들을 책망할 생각이 없고, 그들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전에도 일본과의 자동차, 쌀 교역 등이 불공평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자동차의 경우 일본은 2023년 미국에서 약 1만9천 대를 수입했으나, 미국에는 148만 대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2025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미국 자동차 업계가 일본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의 안전 기준, 차량 유통·서비스 공급망 개발 방해 등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쌀의 경우 일정 물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방식을 도입했고, 이 물량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를 초과하면 1㎏당 341엔(약 3천360원)의 관세를 부과한다. 일본 언론은 쌀 실질 관세율이 400%를 다소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재무성 통계를 근거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은 미국과 교역에서 8조6천417억엔(약 85조9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21조3천억엔(약 211조6천억원)이었다.
수출 품목에서는 자동차와 관련 부품이 34.1%로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원동기(5.1%), 건설용·광산용 기계(4.2%), 과학 광학기기(2.8%), 반도체 제조장치(2.5%), 전자기기(2.3%), 의약품(1.9%) 순이었다.
자동차는 이미 25% 추가 관세 방침이 정해진 상황에서 나머지 품목에도 24%의 상호 관세가 부과되게 되면서 일본의 대미 수출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중국(34%), 대만(32%), 베트남(46%) 등과 비교하면 관세율이 낮아 최악은 피했다는 분석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들 나라는 모두 지난해 일본보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컸다. 일본과 한국은 대미 흑자 규모가 각각 8위와 9위였다.
◇ 日, 당분간 각국 태도·트럼프 반응 관망할 듯…협의 카드도 고심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지목해 불공정 교역에 관한 불만을 거듭 토로해도 시종일관 제외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상호 관세 부과가 임박한 이달 1일 기자회견에서도 "계속해서 일본을 제외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해 갈 것"이라며 "국내 산업·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하게 조사해 필요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2019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체결했던 새로운 미일 무역협정과 '자유무역'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는 등 몸을 낮추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새 무역협정은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대로 2.5%로 유지하는 대신 일본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제를 완화한 점이 특징이다.
일본은 앞으로도 보복 관세 같은 강력한 대항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미국을 상대로 기존처럼 설득 전략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안보 정책에서 미일 동맹을 핵심에 두는 일본이 미국과 관세 문제로 대립하면 자칫 동맹 관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 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일본에 원하는 바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일본이 제시할 만한 매력적인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는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을 거론하고 있으나, 채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기업에 자칫 부담을 줄 수 있어 적극적으로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미국을 상대로 한 설득과 별개로 관세 영향을 받을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전국에 상담창구를 개설할 방침이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일본에 미칠 타격을 완화하고자 미국과 협의하면서 각국 태도, 트럼프 대통령 반응을 지켜보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를 '특이한 정책'으로 규정하면서 "무역적자는 나쁘고 관세 비대칭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근저에 있다"고 해설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반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국이 WTO 분담금조차 내지 않고 있는 등 WTO 규정에 대한 배려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