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관세폭풍] 美 FTA 체결국 중 韓 상호관세율 가장 높아…수출경쟁력 비상

2025-04-02 (수) 04:54:25
크게 작게

▶ 美, 한국의 대미 관세율 50%로 일방 평가…구체적인 근거는 제시 안 해

▶ 日·EU 등 주요경쟁국보다 관세율 높아…FTA효과 사라져 최악 수출환경

[美관세폭풍] 美 FTA 체결국 중 韓 상호관세율 가장 높아…수출경쟁력 비상

행정명령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이 대부분 미국산 상품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일 FTA 체결국 중 한국에 가장 높은 25%의 상호관세 세율을 적용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에 이같이 높은 세율을 책정한 배경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한국이 각종 비관세 무역장벽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한국이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으면서 한국은 수출은 물론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 美와 FTA 체결 상대국 중 가장 높은 25% 책정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발표에서 FTA 체결 상대국 중 한국에 가장 높은 25% 관세율을 부과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20개국과 포괄적 FTA를 체결한 상태다.

FTA 체결국 가운데 호주,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모로코, 페루, 싱가포르, 온두라스 등 11개국은 기본관세율인 10%의 세율을 적용받았다.

이스라엘(17%), 니카라과(18%), 요르단(20%)이 기본관세율보다 높았지만 한국보다는 낮았다.

이날 상호관세 발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앞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캐나다와 멕시코 정도만이 미국과의 FTA 체결국 중 한국과 세율이 동일했다.

◇ 韓이 美에 부과했다는 관세율 50% 근거는?…구체적으로 제시 안해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상호관세율 25%를 산출한 근거로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50%의 관세율을 부과했다는 점을 들었다.

백악관은 이 같은 대미 관세율을 발표하면서 환율 조작과 무역장벽을 포함해 고려했다고 도표에 적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각국이 미국산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율과 각종 비관세 무역장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산정하겠다고 강조해왔다.

50%의 대미 관세율은 한국을 상대로 책정한 25%라는 '할인된 관세율' 산출의 직접적인 근거가 됐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비관세 장벽이 50% 세율 산출에 고려됐는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상호관세 브리핑에서 한국의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미국보다 월등하게 높다는 앞선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련 잘못된 발언만을 재차 인용했고, 관세보다도 비관세 장벽이 더 문제라고 지목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의 MFN 세율은 3.5%다. 인도는 15%, 한국은 13%, 베트남은 거의 10%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비관세 장벽"이라면서 "그들은 소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같은 우리의 많은 농산물을 전면 금지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교역 상대국이 상호주의를 따르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의 GDP 대비 소비 비중이 68%이지만 한국은 49%로 낮다는 게 백악관의 지적이었다.

◇ USTR 무역장벽 보고서 향후 협상서 '요구 목록' 될 듯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상호관세 발표 후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 USTR이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세율 책정의 근거로 제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NTE 보고서는 미국 수출업자가 직면한 무역장벽과 이런 장벽을 줄이기 위한 USTR의 노력을 기재한 보고서로 매년 3월 31일까지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하게 돼 있다.

올해 NTE 보고서는 한국 관련 항목에서도 2012년 한미 FTA 체결 후 2021년까지 10년에 걸쳐 대부분 상품에서 관세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한미가 상호 간 관세를 대부분 폐지한 상황임을 분명히 소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한국의 수입 제한 등 현존하는 조치는 물론 인터넷망 사용료, 플랫폼 기업 관련 독과점 금지 등을 둘러싼 입법 동향에까지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외국에서 1천만 달러 이상의 무기나 군수품, 용역 등을 살 때 반대급부로 계약 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수출, 군수지원 등을 받아내는 교역 방식을 의미하는 '절충교역'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문제로 삼고 나섰다.

또 투자 제한과 관련, 전력 분야에 대한 투자 제한 조치를 언급하면서 원전에 대한 외국인 소유가 금지돼 있다고 처음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 같은 NTE 보고서 평가는 향후 한미 간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요구 목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 韓, 수출경쟁국 대비 세율 높아…최악의 상황 맞나

한국이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높은 25%라는 상호관세율을 적용받으면서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국은 그동안 미국과 체결한 FTA 덕분에 대부분 물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음으로써 미국 시장에서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주요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 국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상호관세 부과로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 효과를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의 상호 관세율(25%)은 일본(24%), 유럽연합(20%) 등보다 높게 책정돼 한미 FTA가 작동될 때에 비해 이중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는 미국 정부가 관세율 산정에서 일본이나 유럽연합보다 한국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요 대미 수출국 중 한국보다 관세율이 높은 국가는 스위스(31%), 대만(32%), 중국(34%), 베트남(46%) 정도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공정 무역 관행의 일부 사례로 한국을 언급했지만, 50% 세율의 책정 근거와 관련해선 제대로 된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다른 나라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언급하면서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엄청난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으며, 일본에서 자동차의 94%는 일본에서 생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산 쌀의 경우 한국이 물량에 따라 50%에서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