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 이민정책 협조 전제 면죄부… ‘재출마’ 애덤스 사법리스크 덜어
▶ 판사 “권력분립상 법원이 기소 강제 못 해…檢, 같은 사건 재기소는 안 돼”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로이터]
법원이 수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에 대해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원활한 이민정책 집행을 위해 애덤스 시장의 사건을 기각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처럼 결정하면서도 애덤스 시장을 다시 기소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욕남부연방법원의 데일 호 판사는 2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애덤스 시장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호 판사는 이날 공개한 판결문에서 "법원은 법무부가 피고인을 기소하도록 강제할 수 없다"라며 현 헌법상 권력분립 체계에서 법원은 이번 사건 공소를 기각해달라는 법무부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호 판사는 "만약 개별검사가 부적절한 이유로 사건의 기각을 추구한다면 법원이 이런 요청을 거부하고 정부가 다른 검사를 재배정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안처럼 법원이 법무부가 제시한 기각 사유에 대해 실질적인 우려를 가진 경우 법원은 앞서와 같은 선택권을 가지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공소기각 요청을 판단할 때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결정한다는 원칙도 판단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호 판사는 설명했다.
한편 호 판사는 이날 결정에서 애덤스 시장을 향후 같은 공소사실로 다시 기소할 수 있게 해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호 판사는 "법무부 논리에 비춰볼 때 이 사건을 기각하면서 다시 재기소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시장의 자유가 행정부의 이민정책 우선순위를 얼마나 잘 집행하느냐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시장이 유권자들의 바람이 아닌 연방정부의 요구에 더욱 종속될 수 있다는 불가피한 인식을 만든다"라고 말했다.
애덤스 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가 다시 그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함으로써 뉴욕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에 속박되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 경찰 출신의 정치인인 애덤스 시장은 범죄 억제 공약을 내걸고 뉴욕시 110대 시장으로 선출돼 2022년 1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1월까지다.
애덤스 시장은 지난해 9월 전자금융 사기, 뇌물 수수, 불법 선거자금 모금 등 5개 범죄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직 뉴욕시장이 형사기소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애덤스 시장은 뉴욕 브루클린 구청장 시절이던 지난 2014년부터 외국인 사업가와 튀르키예 정부 당국자로부터 10만 달러(약 1억4천만원) 넘는 금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그의 사면을 검토하겠다고 밝혀왔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 법무부는 지난 2월 애덤스 시장의 형사재판을 계속 진행할 경우 시정 능력을 방해해 연방정부의 이민 정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기각 결정을 내려줄 것을 판사에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뉴욕 남부연방지검 소속 검사들이 상부 결정에 반발해 무더기로 사직한 바 있다.
무죄를 주장하며 시장직을 고수와 함께 재선 출마 의지를 보여온 애덤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자 추방 정책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이날 법원의 공소기각으로 애덤스 시장은 재선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를 덜게 됐다.
오는 6월로 예정된 뉴욕시장 선거 민주당 예비선거를 앞두고 애덤스 시장은 3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난달 출마를 선언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가 민주당내 현 뉴욕시장 후보군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