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수현이 31일(한국시간)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미성년자였던 배우 고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김수현이 눈물 호소가 통하지 않은 것 같다. 김수현은 논란 속 질문은 받지 않고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는 기자회견을 했다. 작심하고 나선 자리였고, 김수현은 자신이 준비한 말을 전하며 감정이 북받치는듯 오열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대신, 새로운 증거로 자신에게 쏟아진 '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부인한 김수현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수현은 지난 3월 31일(한국시간)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 스탬포트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표명했다. 김수현은 법률대리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와 함께 참석했다.
김수현은 "먼저 죄송하다.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고인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라며 "제게 오는 호의조차 믿지 못하고, 항상 무엇을 잃을지, 피해를 볼지만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기 바빴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처음부터 이런 자리가 마련했으면 저를 사랑해 주신 팬분들, 이 기자회견까지 말할 수 없이 애써주신 회사 식구분들, 모두 이토록 괴롭진 않았을 것 같다.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폭로될 때마다 '내일은 다 이야기하자. 직접 말하고, 이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자'라는 생각을 계속했다"라고 털어놨다.
김수현은 "그때마다 망설이게 됐다. 내 결정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와 모두를 잘못되게 만드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 고인이 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을 때도 그랬다.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 정도 교제를 했다. 하지만 그때 저는 교제 사실을 부인했다. 저의 이런 선택을 비판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저와 고인 사이에 일들에 대해 제가 말하는 것들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셔도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현은 자신에게 쏟아진 고 김새론 미성년자 교제 사실은 확실하게 부인했다. 김수현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말씀드리겠다"라며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를 하지 않았다"라고 확실하게 밝혔다.
김수현은 "고인이 저의 외면으로 인해, 저희 소속사가 고인에게 채무를 독촉했기 떄문에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둘다 배우라는 점을 빼면 저와 고인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연인이었다. 서로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났고, 다시 시간이 지나 헤어지게 됐다"라며 "유족 측은 저에게 소아성애자, 미성년자 그루밍 이같은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그러나 2016년 카톡과 2018년 카톡에서 고인과 대화하고 있는 인물은 서로 다른 사람이다. 저는 이 사실을 증명하고자 유족이 제출한 2016년과 2018년 그리고 올해 제가 지인들과 나눈 카톡을 과학적으로 진술을 분석하는 검증기관에 제출했다. 그 결과 해당 기관은 2016년과 2018년 인물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유족들의 폭로가 시작된 후로 가장 괴로운 건 저와 소속사가 유족의 증거에 대한 입장을 내면 갑자기 새롭게 녹음된 증언과 증거가 공개된다는 것이다. 사건 시점을 교묘히 바꾼 사진과 영상, 그리고 원본이 아닌 편집된 카톡 이미지가 증거로 나온다. 제가 고인과 교제했다는 것을 빌미로 가짜 증언과 가짜 증거가 계속되고 있다"라고 오열했다.
김수현은 한 사설업체에 카톡 메시지를 제출했고, 2016년과 2018년이라고 김수현과 나눈 카톡이라고 유족측이 제시한 증거에서, 두 카톡 속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는 증거를 내놨다. 유족측이 포렌식한 카톡이 짜깁기라는 뜻. 하지만 이 증거는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김수현은 "제가 한 선택에 대한 비판은 무엇이든 받겠다. 하지만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 유족 측은 증거가 사실이면 경찰에 제출하고 모두 법적인 검증을 받을 것을 요청한다"라며 "이 기자회견이 끝나면, 오늘은 또 어떤 가짜 증거와 가짜 증언으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괴롭힐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제가 강요에 못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저는 인간 김수현으로서 뿐만 아니라 스타 김수현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들을 배신하게 된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40분이 넘는 기자회견 동안 김수현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채 눈물을 흘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고 김새론의 사망을 두고 편히 잠들지 못할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표현했지만 김새론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또한 기존에 열애설을 부인했던 자신의 선택을 두고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에서 나온 것이라며 해명했다. 김수현 스스로가 표현한 '스타' 김수현이라는 표현은 대중에게 진솔하게 다가가지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것은 진솔한 사람 김수현인지, 또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하는 스타 김수현인지 알 수 없었다.
김수현은 고인과의 미성년 교제를 인정하거나 사과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제시 된 증거와 증언들이 모두 가짜라고 반박하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법률대리인은 김종복 변호사는 김수현과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제기한다고 밝혔다. 유족들과 이모라고 자칭하는 성명 불상자,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운영자를 상대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들을 상대로 1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소장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양해를 구한 이유도 이제 이 사건인 고소장 제출로 인해서 수사대상이 됐기에 법적인 판단 받아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명도 아쉽다. 기자회견 후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뭐가 달라졌을까.
김수현은 하지 않은 일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가세연은 계속해서 김수현을 악마로 칭하며 폭로하고 조롱한다. 이 과정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김새론의 모든 사생활까지 모두 까발려진다. 이 상황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계속해서 한 사람의 악마로 만드는 것도, 떠난 사람이 숨긴 모든 것을 파내서 전시하는 것도 불편하다. 김수현도 유족도 조금만 더, 고 김새론의 명예와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 준다면.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