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 열상
2025-03-06 (목) 12:00:00
이영직 내과 전문의
부 위장관(식도, 위, 십이지장을 말함) 출혈의 증상은 변이 검게 나오는 흑변(melena), 피를 토하는 토혈(hematemesis), 출혈이 아주 심한 경우 대변에 붉은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hematochezia)등 세 가지로 나뉜다. 그 출혈의 원인은 조직의 염증이나 궤양, 정맥류나 약물로 인한 것 등 매우 다양하다. 상부 위장관 출혈이 심한 경우는 출혈의 양이 매우 많아서 응급 처치가 필요하고 시간을 지체할 경우 생명에 위험을 줄 수도 있다.
자바 시장에서 일하는 20대 후반의 이 모 씨는 심한 구토와 함께 토혈이 있어서 응급실에 찾아왔다. 간밤에 늦게까지 한국에서 온 친구들과 술을 많이 마신 뒤 집에 와서 잠을 잤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심한 구토 증상이 있었고 토하던 중 다량의 피가 섞여 나왔다. 이 씨는 곧 바로 응급조치에 들어갔으나 토혈은 멈추지 않았다. 과거에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이 전혀 없었던 이 씨는 응급실 당직 의사의 권유대로 응급 위 내시경을 실시했다. 내시경 검사에서 위나 십이지장에는 아무런 이상 소견이 없었고 식도가 찢어져 있었다. 내시경으로 응급 지혈을 한 뒤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복강 내의 갑작스러운 압력 증가로 식도 하단부를 누르게 되면서 식도 아래 부위가 일자 모양으로 찢어지면서 심한 출혈이 나는 질환을 식도 열상, 전문 용어로는 말로리와이스 증후군(Mallory-Weiss syndrome)이라고 한다. 이런 식도 열상으로 인한 출혈은 전체 상부 위장관 출혈의 약 5퍼센트 정도를 차지한다.
식도 열상의 주된 원인은 횡격막 탈장(횡격막에서 식도가 빠져나가는 구멍이 커지면서 위의 일부가 흉곽으로 밀려 올라가는 경우)이 있는 경우에 흔하고, 음주 후에 구토를 하는 경우에도 볼 수 있다. 또 나이가 많아지면서 그 빈도가 증가하고 간경화증으로 인한 식도 동맥류가 있거나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 소염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빈도가 증가한다.
식도 열상은 일단 출혈이 멎게 되면 대부분 완치가 되는데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식도나 위궤양 등과 같이 상부 위장 출혈의 다른 원인과 감별하기 위해서 내시경이 필요하고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지혈을 하기도 한다. 내시경 상으로 심한 출혈이 보이는 경우 24시간 내에 재출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48시간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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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