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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안 나와요”… 단속 공포 떠는 이민자들

2025-01-30 (목) 07:18:03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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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차별 이민 단속·추방작전 여파 확산

▶ 일주일만에 체포 5,537명 · 구금 4,333명 집계

“직원들이 안 나와요”… 단속 공포 떠는 이민자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등 연방 단속요원들이 28일 뉴욕시에서 처음으로 단행된 불체자 체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자료출처=DEA 뉴욕지부]

▶“일용직 구하기 힘들어” 한인 건설·요식업계 비상
▶이민 단체들에도 한인 서류미비자 문의 급증
“직원들이 안 나와요”… 단속 공포 떠는 이민자들

[출처 ICE]


퀸즈에서 건설업에 종사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최근 일용직 인부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대규모 불체자 단속 예고가 계속돼 온데다, 실제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체자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퀸즈 플러싱 노던블러바드 선상 등에 무리지어 서있던 히스패닉계 일용직 일꾼들이 거의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다음날부터 뉴욕시를 비롯한 미 전국적으로 불체자 체포 작전이 대대적으로 단행되면서[본보 29일자 A1면] 한인사회에도 이민 단속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중남미 출신 종업원 등에 인력을 의존하는 상당수 건설업체들과 요식업체 등에서 일부 종업원들이 단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연락없이 안 나오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고, 서류미비 신분 한인들도 불안감을 느껴 이민권익 단체 등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29일 기준, 전국 불체자 단속현황 자료에 따르면 단속 1주일 만에 뉴욕 포함 전국에서 이날 현재 체포자는 5,537명, 구금자는 4,333명 등으로 집계됐다.[표 참조]

특히 뉴욕시에서 첫 불체자 단속 작전이 펼쳐진 28일 하루에만 뉴욕시 포함 전국적으로 1,016명의 불체자들이 체포됐고, 814명이 구금됐다.

ICE는 이날 퀸즈 2321 스킬만 애비뉴, 브롱스 1372 오그덴 애비뉴, 브롱스 2075 크레스톤 애비뉴, 브롱스 660 로즈우드 스트릿, 맨하탄 530 오듀번 애비뉴 소재 아파트 등 최소 5곳을 급습해 최소 30명을 체포 및 구금했다.

지난 1주일 가운데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체포가 이뤄진 날은 26일로 전국적으로 체포자수는 1,179명에 달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ICE가 적극적인 체포와 할당량에 대한 지침까지 내린 상황으로 단속은 앞으로 더 가속화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실제 ICE는 각 현장 사무소에 하루 75명을 체포하라는 ‘할당량’을 내려 보냈고, 이는 현장 요원들에게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작용하면서 무분별한 단속이나 인권침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불체자 체포작전이 본격화되며 현재 뉴욕에서도 한인을 비롯한 이민자 사회에 공포감이 조성되며 권익옹호 단체들에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무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JSOCAL, 800-867-3460)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단속과 이민법 관련 문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다른 분야를 제치고 이민 문제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 상황으로 이 중에는 한인들도 많다”고 밝혔다.

뉴욕·뉴저지 민권센터가 포함된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도 이민법 및 이민 단속에 대한 문의를 전담하는 24시간 핫라인(844-500-3222)을 개설한 상태이다.

한 상담 담당자는 “문의하는 많은 분들이 만약 단속 현장에 있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평소에 어떤 서류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지, 현재 자신의 시민권 취득 및 합법 신분 변경이 가능한지 등을 묻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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