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트럼프, 단속 실적에 불만”
▶ 시카고부터 하와이까지 딘속 속도전

ICE와 국토안보부 요원들이 26일 애리조나 투산에서 범죄 전력이 있는 2명의 중남미계 불체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만에 체포 할당량까지 지정, 불법 이민자 단속을 남부 국경뿐만 아니라 북부 시카고까지 전역으로 확대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다수의 연방 기관이 동원된 대대적 단속 결과 일요일인 26일 하루에만 1,000명에 육박하는 이민자가 체포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은 이날 전국적으로 956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554명이 구금됐다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이날 단속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와 애틀랜타, 콜로라도, LA, 텍사스주 오스틴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미 본토를 넘어 하와이, 푸에르토리코 등에서도 이민자 체포 등이 실행됐다.
ICE만이 아니라 국토안보부(DHS),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BATFE) 등 다수의 연방 기관이 연계해 단속을 벌였다.
연방당국은 어디까지나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에 초점을 맞춰 ‘표적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가벼운 벌금 외에는 전과가 없는데도 체포됐다는 주장이 이민자 가족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속기관 일선으로는 “실적이 부족하다”는 상부의 압박이 내려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ICE 관리들이 행정부로부터 현재 하루 수백명 수준인 체포 실적을 최소 1,200∼1,500명 수준으로 늘리라는 지침을 받았다”며 “지금까지 단속 결과에 트럼프 대통령이 실망했다는 것이 이유”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ICE는 각 현장 사무소에 하루 75명을 체포하라는 ‘할당량’을 내려보냈다.
이는 현장 요원들에게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을 주고, 무분별한 단속이나 인권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키운다고 WP는 지적했다.
아울러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ICE에 24시간 단속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요원들의 휴가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고 정부가 공격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이민자들은 잔뜩 움츠린 채 당국의 눈을 피해 숨고 있다.
시카고 지역의 일부 이민자들은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거나 일터에 나가지 않고 있다.
이민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미 정부가 시카고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 표현의 자유와 불합리한 체포·수색 금지를 규정한 미 수정헌법 1조와 4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