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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왁서 ICE 영장 없이 사업체 급습 불체자 단속 파문

2025-01-25 (토) 12:00:00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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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취임 사흘만에

▶ 히스패닉 직원들 표적 심문·구금

뉴왁서 ICE 영장 없이 사업체 급습 불체자 단속 파문

24일 라스 바라카(가운데) 뉴왁시장 등이 전날 벌어진 ICE의 사업체 급습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왁시장실 제공>

체포직원 3명 중 시민권자도 포함
뉴욕·뉴저지 일원 첫 확인 단속

뉴저지 최대 도시인 뉴왁에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이 영장도 없이 사업체를 급습해 직원들을 구금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불법체류자 대량 추방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3일 만이자 뉴욕 및 뉴저지 일원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ICE의 체포 작전으로, 구금된 직원 3명 중에는 미 시민권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라스 바라카 뉴왁시장 등에 따르면 23일 오전 11시께 뉴왁에 있는 ‘오션씨푸드 디포’ 수산물 유통센터에 ICE 요원 12명이 급습했다. 바라카 시장은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ICE 요원들은 매장 뒤쪽으로 들이닥쳐 출구를 봉쇄하고 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직원들을 심문하고 구금했다”고 밝혔다.


바라카 시장은 “ICE가 현장에서 직원 3명을 구금했다. 이 가운데는 비시민권자는 물론, 미국 시민권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문을 받은 사람 중에는 재향군인증을 제시한 이도 있었지만 ICE 요원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조사를 이어갔다”며 “더욱 큰 문제는 ICE의 급습이 영장도 없이 이뤄졌다. 이는 수정헌법 4조를 무시한 위헌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사업체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ICE 요원들은 히스패닉 직원들을 표적으로 삼았고 백인으로 보이는 직원에게는 질문하지 않았다”며 “ICE가 구금한 직원 중에는 푸에르트리코계 미 시민권자이자 미군 참전군인인 창고 매니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ICE 대변인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당 단속이 이뤄졌고 미 시민권자가 구금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뉴욕과 뉴저지에서 처음 확인된 ICE의 단속 작전이다. 더욱이 영장도 없이 사업체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구잡이로 심문과 구금까지 이뤄져 큰 충격과 위헌 논란까지 거세게 일고 있다.

앤디 김 연방상원의원과 코리 부커 연방상원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뉴왁에서 발생한 ICE의 급습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 연방국토안보부에 연락해 답변을 요구한 상태”라며 “우리 지역사회 전체에 두려움을 심어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민자 옹호 단체 ‘메이크 더 로드 뉴저지’는 “이번 ICE의 위헌적 행위를 막기 위해 뉴저지주의회는 조속히 이민자 보호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전역에서 ICE의 체포 작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ICE는 23일 오후 8시께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글에서 미 전국적으로 538명을 체포하고 373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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