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폭죽 불씨가 화근됐나… 인재 여부 ‘조사중’

2025-01-14 (화)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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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산불사태 7일째

▶ 산불 추가 확산 ‘비상’
▶ 또 강풍경보 “오늘 고비”
▶ 사망 최소 24명·실종 23명

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다시 강풍 경보가 발령돼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LA시와 카운티 정부 및 소방 당국이 LA 사상 최악의 대형산불 사태 대처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산불의 발화 원인을 추적 중인 당국은 이번 사태가 인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 기상청(NWS)은 13일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에 화재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NWS는 지난 주말에는 바람의 기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13일부터 바람이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14일 오전 4시부터 15일 정오까지 일부 지역에서 시속 55∼70 마일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다. 샌타애나 돌풍이 주로 밤에 강해지는 경향을 고려하면 13일 밤부터 14일 오전, 14일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산불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LA 카운티 소방국장 앤서니 머론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15일까지 화재에 심각한 기후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현재 LA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로 총 4만 에이커가 피해를 입었다. 진화율을 살펴 보면 ‘팰리세이즈 산불’은 14%, LA 한인타운 북쪽 ‘이튼 산불’은 33%의 진화율을 기록해 전날보다는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9만2,000여명이 대피령을 받고 집을 떠났으며, 8만9,000여명이 대피준비 경고를 받은 상태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8명, 이튼 산불 지역에서 16명으로 총 24명이다.

실종 신고는 현재까지 23건이 접수됐다. 이들 지역에서 화재로 소실된 건물은 1만2,300여채로 추산된다. 이번 화재의 잔해물을 제거하는 데에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연방 주류·담배·총기·폭발물 단속국(ABC)은 지역, 주, 연방 공무원을 포함한 합동 태스크 포스를 이끌며 이번 산불의 원인을 두고 방화부터 전기시설 문제까지 여러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산불의 원인은 책임 소재와 배상 규모 등을 정하는 데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3일 NBC 뉴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팰리세이즈 화재가 인간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NBC에 “우발적인 발화나 의도적인 방화를 포함해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도 12일 영상과 위성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 산불이 시작된 지점과 새해 첫날 소방당국이 출동해 화재를 진압한 지점이 비슷했다고 보도했다.

새해 첫날 화재는 전야부터 있었던 새해맞이 폭죽놀이로 발생했다는 것이 주민들 얘기다. 이번 산불 피해를 본 한 주민은 “조사관이 와서 새해 전야의 멍청이들 때문에 이번 일이 생긴 거라고 했다”면서 “폭죽 소리를 들었고 새해 첫날 새벽 0시 20분께 불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당시 불씨가 남아있다가 재점화한 뒤 돌풍을 만나 역대 최악의 산불로 번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일부 언론들은 피해가 가장 큰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은 피에드라 모라다 드라이브의 주택 뒤쪽에서 강풍에 의해 발화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마른 수풀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발생한 마찰열에 의해 불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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