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타임스 “전기회사 SCE의 송전탑 대상 수사 진행 중”
LA 알타데나의 ‘이튼 산불’ 피해 지역[로이터]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어지고 있는 대형 산불 2건 중 1건의 발화 원인이 송전탑에서 튄 불꽃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지역 일간지 LA타임스와 CNN 방송에 따르면 LA 카운티 동부 내륙 알타데나 지역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 피해 주민들이 산불 초기에 찍은 영상에 송전탑을 발화 지점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착됐다.
화재 지역 인근 주민 페드로 로하스가 지난 7일 오후 6시 24분께 찍은 해당 영상에는 산 중턱에 설치된 한 송전탑의 아랫부분에서 화염이 크게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로하스는 당시를 떠올리며 "조용한 밤이었는데, 뒤쪽에 불길이 났다는 이웃의 얘기를 듣고 뒷마당으로 나갔고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영상을 찍었다"며 "이 불길이 도시를 파괴할 정도로 커질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CNN에 말했다.
타데나 주민 제니퍼와 마커스 에리코 부부도 같은 날 오후 6시 15분께 이튼 캐니언에서 비슷한 장면을 촬영했다.
마커스 에리코는 처음에 이 송전탑에서 불꽃의 고리가 빛나는 것을 본 뒤 당시 시속 약 113㎞의 강풍에 불길이 아래쪽으로 금세 내려올 것임을 직감하고 가족과 함께 대피에 나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가족은 이웃집들의 문을 두드려 화재 사실을 알리고 빨리 대피하게 했다.
소방 당국이 이 산불의 최초 발화 시점으로 추정하는 시각은 당일 오후 6시 18분이다.
LA타임스는 현재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 소속 수사관들이 해당 송전탑 일대를 조사 중인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당국은 아직 이 산불의 원인에 관해 어떤 내용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고 해당 송전탑을 운영하는 전기회사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CE) 측은 자사의 전기 설비가 화재 원인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SCE 측은 화재 발생 당시 송전탑에 전기가 흐르는 상태였음은 인정했다.
이 지역에서 8일째 진행 중인 이튼 산불은 현재까지 57.1㎢를 태웠으며, 최소 16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불에 탄 건물의 수는 약 7천여채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