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풍 강해져 긴장 고조
▶ 16명 사망 · 1만2,300여채 소실, 게티미술관 · UCLA마저 위협

미 서부 최대의 도시 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지속되면서 서울시 면적의 1/4 가량에 해당하는 면적을 태우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2일 한인 주택을 포함해 5,000채가 넘는 주택과 건물이 소실돼 폭탄을 맞은 듯 초토화된 퍼시픽 펠리세이즈 지역. [로이터]
미 서부 최대 도시 LA에서 동시 다발한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불길이 시내쪽으로 번지며 게티미술관 등 주요 명소와 한인 학생이 다수 재학한 UCLA마저 위협하고 있다.
당국은 연방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강풍까지 예보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2일 AP 통신에 따르면 국립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 화재 상황에 대해 적색경보를 발령했으며, 돌풍을 예보했다.
12일 오전 현재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 허스트 산불 등 3건의 산불 피해 지역만 3만7,316 에이커에 달하고 있다.
수천 명의 소방 인력이 투입돼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화재 진압률은 이날 팰리세이즈 산불이 11%, 이튼 산불이 27% 수준이다.
현재 진행 중인 LA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서울시 면적의 4분의 1이 조금 넘는 크기다.
이 가운데 해변의 팰리세이즈 산불이 11일 방향을 틀어 동쪽으로 번지면서 내륙의 주요 시설을 위협해 비상이 걸렸다.
특히 LA의 손꼽히는 명소인 게티미술관이 대피 대상 구역에 포함돼 상주 직원들이 신속히 대피했다. 인근에 있는 부촌 벨에어의 일부 주민들도 대피령을 받았다.
게티미술관 동쪽에 인접한 명문 공립대 UCLA에는 아직 대피 경보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학교 측이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고 공지했다. UCLA의 동쪽에는 유명한 부촌 베벌리힐스가 있는데, 이곳의 주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 규모도 점점 불어나 사망자수는 최소 16명으로 늘었고 불탄 건물은 현재 이튼 산불 지역에서 7,000여채,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5,300여채 등 총 1만2,300여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치안도 비상이다. 수많은 주민이 화재를 피해 대피하면서 빈집이나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등의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약탈 혐의로 최소 20명이 체포됐다.
LA 카운티 로버트 루나 보안관은 11일부터 모든 강제 대피 구역에 야간(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