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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스스로, 사랑은 서빙

2024-12-27 (금) 12:00:00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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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생각하는 갈대이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행복의 기준은 여러 가지이지만 대부분 사람은 행복한 사람은 재물이 많거나 지위가 높거나 지식수준이 남다르거나 사람들에게 알려지거나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그런 사람이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자기가 정말 행복한 사람인지 모르고, 다른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미국의 배우 메릴린 먼로는 세계의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스타였다. 사람들은 메릴린 먼로가 모든 미모를 갖추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기에 그녀가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기자들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한 여성이 지닐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습니다. 나는 젊습니다. 나는 아름답습니다. 나는 돈이 많습니다. 나는 사랑에 굶주리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수백 통의 팬레터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건강하고 부족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래에도 이렇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웬일일까요? 나는 이렇게도 공허하고 이렇게도 불행합니다. 이유 없는 반항이라는 말도 있지만 나는 이유 없이 불행합니다." 메릴린 먼로처럼 사람 중에는 행복한 조건을 가졌는데도 행복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행복이 저 멀리서 나에게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 행복이 나에게 와서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 행복은 바로 내가 손을 내밀어서 가져오면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행복은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내가 그 행복을 지금 오늘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복을 누릴 시간과 기회가 눈앞에서 지나가기 때문이다.

살면서 때로는 누가 나에게 도움을 주거나 언젠가는 무엇인가 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살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고 그럴 만한 일들은 아직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스스로 행복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서 내가 스스로 누려야 하는, 셀프(SELF)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성경은 말씀한다.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것보다 그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없나니 내가 이것도 본즉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로다”(전도서2:24)

행복만큼이나 사람에게 소중한 것은 사랑이다. 사랑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다. 사랑 때문에 기분 좋고, 사랑 때문에 힘을 얻고, 사랑 때문에 위로받고, 사랑 때문에 의욕이 생기고, 사랑 때문에 위험도 감수하게 된다.

그런데 사랑은 명사가 아니고 동사이다. 동사라는 말은 사랑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은 가만히 있어도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사랑은 가만히 있으면 사랑이 되지 않는다. 사랑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움직여야 하고, 사랑을 꽃피우고, 사랑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사랑의 수고가 있어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받는 사람이 아니고, 주는 사랑이고, 그냥 주는 것이 아닌 목숨까지 내어 주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다. 제비가 새끼를 키우려면 먹이를 가져다 입에 먹여주어야 하고, 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려면 젖을 먹어야 하고,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려면 인내를 가져야 한다. 그러기에 사랑은 남을 위해 봉사하는 서빙이 되어야 한다.

테레사 수녀는 “사랑은 나누는 것입니다.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가진 것들을 나눌 용기가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사랑은 남을 위한 서빙이다. 기쁘고, 즐겁게 서빙해야 한다. 이렇게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서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서빙이 결국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고, 이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야말로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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