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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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2024-12-05 (목) 04:09:20 이중길 은퇴의사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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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것 같다
붉은 앵두처럼 솟아있는
불빛 속의 유혹을 바라보다가
스스로 부끄러워하면서

왜 그렇게 망설여지는지
두툼한 얼굴의 언덕을 훔쳐보면서
돋아나온 커다란 생명의 입구
어지러운 혓바닥 끝

그 언저리를 다가가는 순간
하늘에 떠있는 검은 눈동자
화살처럼 내리 꽂히는 아픔


깜짝 놀라 입술에서 빠져 나오는
꿈을 꾸다 깨어 일어나
바라보는 하루의 출구 앞에서

눈을 돌려 창가를 바라볼 때
유혹의 끝에 매달려 직선으로 내리는
아침의 햇살
눈과 입술에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입술:구순(口脣)

<이중길 은퇴의사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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