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 유가족수당 신청 자격

2024-12-05 (목) 08:17:13 최향남 전 연방사회보장국 공보실 대외업무부 선임홍보관

크게 작게

어느새 12월 초다. 금년 추수감사절은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이 되다보니, 크리스마스 준비를 할 시간이 한달도 되지않는다고 더러는 걱정을 한다. 나이가 들고 은퇴생활을 7년 이상을 하다보니, 내게는 하루하루가 휴일이라서 예전과 같은 기대감이나 감흥은 생기지 않지만, 손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골라야할지가 큰 과제가 되어버렸다.

아들네와 함께 추수감사절 식사를 며느리 친정에서 하고 쉬는데, 한동안 연락이 없었던 지인이 전화를 했다. 음성메세지를 들으니, 내게 질문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지내는 추수감사절 저녁에 질문이 있다고 전화를 한 것이다.

생사를 오가는 다급한 음성메세지가 아니어서 바로 연락을 못했는데, 이틀 후 다시 전화가 왔다. 도대체 무슨 질문인가싶어 통화를 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같은 교회의 지인은 재혼을 한지 8년째로 사회보장 은퇴연금을 월 ＄700정도 받고 있는데, 남편이 얼마전 사망을 했단다. 뒤늦게 남편의 많지 않은 생명보험금을 수령하게 되었는데, 이 보험금으로 인해 미망인이 저소득층생활보조금(SSI)을 신청하려면 재산한도액인 ＄2,000 을 초과하게 된다고 했다. 알려진대로, SSI는 소득이나 재산한도액이 적용되는 극빈자들을 위한 연방정부의 웰페어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미망인은 사망한 남편이 지인에게서 돈을 빌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령한 생명보험금으로 그 돈을 갚고자하고, 따라서 그렇게하면 사회보장국에서 요구하는 재산 한도액을 초과하지 않게 되는데, 이런 경우, 사회보장국에서는 어떤 판정을 내릴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던 중, 나는 SSI 를 수령하려 소유재산 자격을 맞추고자 머리를 굴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에, 혹시 사망한 남편이 돈을 빌렸을때 차용증을 썼는지 그렇다면 증빙서류가 있는지를 물었다. 1996년에 사회보장국에 입사하여 그린벨트 지역사무실에서 SSI 신청인들을 인터뷰하고 심사하는 업무를 거의 4년간 했던 내가 이런 스토리를 한두 번 들었겠는가? 많은 한국계 노인들이 영어해독이 어려울 때 찾는 곳이 바로 교회 사회봉사부나 무료로 도움을 주는 커뮤니티 봉사기관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의 노하우로 노인들을 도와 많은 노인들이 베네핏을 받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에 정착하여 열심히 일을 하고 사회보장세를 납부한 후 사회보장은퇴연금을 신청하여 수령하는 것은 어떠한 꼼수를 부릴 수도, 또한 통하지도 않지만, 저소득층생활보조금인 SSI를 신청하려고 제3자와 함께 사무실을 찾은 사람들은 가끔 이런저런 거짓말을 내게 했었다. 함께 온 제 3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아들이나 일가친척이라고 얘기한 이들도 있었고(실지로 수고비를 지급하고 왔음에도), 재산과 관련된 질문을 할때면 한국어로 ‘없다고 하세요.’ 라고 코치를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때때로 신청인이 한국에 몇채씩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통화중, 사망한 미망인의 남편이 사회보장은퇴연금을 매달 ＄1,400 정도 수령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질문을 했다. 결혼생활을 8년째 하는 도중에 남편이 사망을 했고, 미망인의 나이가 75살이 넘었으면, 미망인은 유가족으로서 남편이 받고있던 월 ＄1,400 을 수령할 자격이 있는데, 왜 SSI를 신청하려 하는가?라고.

나의 질문에 놀란듯이, 결혼생활이 10년이 채 안되었는데 남편이 사망해서란다. 그건, 이혼을 한 전배우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지적을 해주자 믿기지않는다는 듯 다시 물으며, 배우자의 소득기록하에 베네핏을 신청하려면 적어도 10년은 결혼생활을 유지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다시한번, 그것은 이혼을 한 전 배우자가 사망한 전 배우자의 기록으로 신청을 할 경우에 해당된다고 하자 마치 내가 잘못 알고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또 확인을 했다.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이 미망인은 SSI가 아닌 유가족수당(Survivor’s Benefit)을 신청할 수 있다고 통화를 끝냈는데, 요약을 하면, 해당 미망인은 사망한 남편이 월 ＄1,400 정도의 은퇴연금을 받고 있었고, 이미 미망인 (Survivor)의 나이가 full retirement age를 넘었으니 남편이 받고있던 월 수령액100% 받을 수가 있고, 이 금액은 SSI 최대 수령액인 ＄943(2024년 개인기준) 보다 높아서 SSI는 소득이 초과되어 자격미달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사회보장에서 제공하는 유가족수당 신청자격중 결혼기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면 아래의 내용을 주지했으면 좋겠다.

“생존 배우자(Surviving Spouse)는 보통, 근로자 사망시 적어도 9개월간의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어야 하나, 부부 사이에 미성년 자녀가 있고, 근로자가 군 복무중 사망했다든지 아니면 사고로 사망을 했다면 결혼생활 기간에 상관없이 유가족수당(Survivor’s Benefit) 을 신청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당시 근로자가 9개월 이상 살 수 없다는 판정이 있었다면 유가족 수당혜택 자격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혼을 한 전 배우자가 유가족수당을 신청할 경우, 결혼생활 기간은 적어도 10년을 유지했어야 합니다. ”

<최향남 전 연방사회보장국 공보실 대외업무부 선임홍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