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민교회 담임목회 사역 32여년의 끝자락이 보인다. 35세의 나이에 신학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 공부를 하던 중 부르심을 받아 첫 목회지 작은 이민교회에서 열심히 사역하였으나 2년 만에 기득권을 가졌던 그룹과의 목회 비전과 방향이 달라 사임을 하고, 30여년 전에 한 가정과 사택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 배운 대로 목양을 해왔다.
새벽마다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몸부림치며 버텨 왔다. 미국교회를 빌려 보다가, 1년 만에 20명도 되지 않는 교인들과 현재 장소에 있던 작은 건물과 3에이커 조금 넘는 땅을 우여곡절 끝에 구입하고, 우리 자체 건물에 감사하며, 개척 때부터 선교에 힘쓰며, 전도하고, 제자훈련하고, 심방하며 이민 교포들과 씨름해왔다.
하나님의 말씀 중심의 올바른 개혁주의 교회를 세우고자 애를 썼다. 12년 전에 새성전을 허락하셔서 더욱 교회는 성장해 왔다. 아직 정년인 70세가 되지 않았으나 점점 기력이 떨어지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특히 기억력이 전과 같지 않아 교회를 위해서 젊은 목사가 와서 목회를 해야,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교회가 더욱 성장하겠기에 다 주님께 맡기고 떠난다.
내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이기에, 마지막 때를 바라보며 사명을 더욱 성실히 감당해야 하기에 다 놓고 떠난다. 정말 손경민 목사의 노래 ‘주의 은혜라’ 처럼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다.
내 평생 살아온 길 뒤돌아보니 짧은 내 인생길 오직 주의 은혜라
주의 은혜라 주의 은혜라 내 평생 살아온 길 주의 은혜라 주의 은혜라 다 함이 없는 사랑
달려갈 길 모두 마치고 주 얼굴 볼 때 나는 공로 전혀 없도다 오직 주의 은혜라
지금까지 지내 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무엇보다 목회자로서 돈 문제, 여자 문제, 명예 문제로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도록 지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무엇보다 옆에서 묵묵히 지혜롭게, 은혜롭게 사모의 역할을 잘 감당한 아내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아니 부족한 종을 도와 제자리를 지키며 열심히 교회를 섬긴 교우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혹시라도 이 종이 부족하여 말이나 행실 때문에 상처를 입은 교우들이 있다면 용서해주기 바란다. 비록 하나님과 사람 앞에 떳떳하게 목회하며 살기 원했지만 그렇지 못한 적이 많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내게 주어진 담임목회 계절의 끝자락에 서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마음이 짠한 것은 웃고 울던 추억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좀 더 잘할 수 있었던 목회 영역에 대한 후회와 함께 씨름하며 주님의 일을 열심히 했던 사랑하는 교우들과 이제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가까이 왔기 때문일 것이다.
만날 때가 있으면 헤어질 때도 있음이 하나님의 섭리이니, 다시 만날 그 때까지 우리 모두 주님의 십자가에 대한 감격과 그 사랑에 보답하는 남은 인생이 되기를 바라며, 서로 위하여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분들을 축복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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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일 목사 / 가든교회,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