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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76일이 특히 위험하다’고…

2024-11-04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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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투표일에서 차기 대통령 취임날인 오는 1월 20일까지 76일이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것 같다’-. 해리스 대 트럼프. 2024년 미국 대선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나돌고 있는 말이다.

마침내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 결과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은 땅이 꺼질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든다. 도무지 개표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절박한 때에는 절박한 행동을 스스로 정당화시킨다고 하던가. 아메리카를 구해야한다. 이를 위해 폭력도 불사하는 거다.

트럼프 대 해리스. 그 박빙의 대선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폭력상황을 불러올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이는 비단 국내전선에서만이 아니다. 멀리 유라시아대륙에서 형성된 한랭전선은 흉흉하기가 자칫 겨울폭풍을 몰고 올 기세라고 할까. 그 최근의 한 조짐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서 찾아진다.

‘북한의 파병 의도가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이라면 이는 매우, 매우 심각한 문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말이다. 얼마나 심각한가. 안보, 군사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북한의 러시아파병을 3차 세계전쟁으로 가는 그 한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북한군의 러시아파병 규모는 3000여 병력이 선발대로 이미 러시아에 도착했고 모두 1만20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를 내셔널 인터레스트지는 대대적인 파병을 앞둔 일종의 예비 실험조치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은은 수십만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다른 전쟁에도 파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이 잡지는 진단하고 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브루스 벡톨도 비슷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병된 북한군은 선발대격으로 5만여 북한 특수부대원들을 러시아에 파병해 다가올 휴전협상을 앞두고 전황을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키는 ‘게임 체인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

북한의 파병을 불러온 러-북 동맹은 일방성의 동맹이 아니다. 쌍방성이다.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개입도 열어 놓고 있다 이 러-북 동맹은 동시에 푸틴의 거대 글로벌 전략의 한 부분이다. 미국과 서방 동맹에 대항하는 거대 ‘악의 축’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는 거다.

이 같은 지적과 함께 내셔널 인터레스트지는 러시아와 중국을 축으로 북한, 이란, 그리고 일부 회교 테러세력이 가담한 ‘새로운 바르샤바동맹(냉전 시 서방의 나토에 대응한 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의 집단 군사동맹)’이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면서 머지않아 벨라루스, 조지아, 아르메니아 등도 가담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3개 핵 무장국가가 주축이 된 이 ‘신 바르샤바동맹’은 미국과 유럽의 서방동맹국들, 중동, 그리고 더나가 극동지역과 그 밖의 지역에 이르기까지 분명한, 그리고 현존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 이어지는 분석이다.

무엇을 말하나.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하나의 가설로 받아들여졌다. ‘중-러-이란-북한’의 준 동맹체의 출현을. CRINKs, ‘유라시아의 독재권력 축’, ‘새로운 악의 축’ 등으로 불리는 이 연합체는 이제 더 이상의 가설이 아니고 현실이 됐다는 사실이다.

이 CRINKs의 대두와 함께 서서히 윤곽이 잡혀가던 신 냉전의 전 지구적 대결양상은 북한의 러시아파병을 계기로 더 선명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구도에서 전개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 이 전쟁은 각기 별개의 전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뉴욕타임스의 지적이다.

이 두 전쟁의 양상이 그렇다. 미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극도로 혐오한다. 자유민주주의는 체제유지에 독소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 체제들이 하나가 되어 전쟁을 돕고 있다.

북한은 무기지원도 모자라 병력까지 파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쟁을 돕고 있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부품에다가 경제적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중동전쟁도 마찬가지다. 하마스는 북한이 공급한 수류탄발사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러시아는 이란을 중간 브로커로 내세워 예멘의 후티 반군에 무기를 공급, 서방의 교역을 방해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이란을 경제적으로, 또 외교로 적극 돕고 있다.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혼란의 극대화’다. 중동정세가 혼란해질수록 미국의 힘은 약해진다. 반비례로 CRINKs의 도발 기회는 그만큼 많아진다.

되풀이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쟁은 별개의 전쟁이 아니다. 그 뿌리는 하나다. 날로 짙어지고 있는 동아시아에서의 전운. 이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정작 트럼프와 해리스, 두 대선 후보가 모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 전쟁, 중동전쟁,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동아시아의 안보위협, 이를 각기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존 볼튼을 비롯한 다수 안보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지적이다.

‘박빙의 선거결과를 놓고 미국은 혼란 상황에 빠져든다. 그 워싱턴을 주시하면서 신 ‘악의 축’의 일원은 또 한 차례 깜짝 도발을 해올 수도 있다.’ 이어지는 더 힐지의 경고로 앞으로 76일은 안팎으로 극도로 위험한 기간이 될 수도 있다는 강한 시사를 던지고 있다.

그나저나, 미국의 집단지성은 어떤 방향으로 작동 할까. 트럼프일 일까. 해리스일까.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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