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단순한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21세기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의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미국은 급기야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은 125%의 대미 관세로 맞불을 놓았다.
4월 2일이었나. 트럼프가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선언과 함께 관세전쟁을 선포한 날이. 이후 벌어진 상황으로 양상은 사생결단식으로 급전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매트 포팅거와 리자 토빈, 1기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했던 두 중국 전문가가 프리 프레스에 공동기고를 통해 한 주장이다. 다름이 아니다. 시진핑과 트럼프가 세계 패권을 놓고 ‘제로섬(zero-sum)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거다.
여기서 새삼 한 가지 질문이 던져진다. 미국과 중국 간의 전쟁은 불가피한가 하는 것이다.
‘반드시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높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패권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란 용어를 만들어 낸 그레이엄 앨리슨의 대답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바로 기존 패권국과 신흥 강국의 관계다. 그런데다가 미-중간의 관세분쟁이 이처럼 서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기 싸움에, 장기전으로 이어지면 경제적 이슈를 넘어 외교, 군사 등 전 방위적 충돌 위기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거다.
관련해 중화권 언론 매체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 앞으로 6개월 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연내 침공론’이다.
CIA(중앙정보국)등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추정하고 있는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 시기는 시진핑이 인민해방군에 침공태세완료 데드라인으로 지시한 2027년이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관세분쟁으로 부쩍 악화되고 있다. 그러자 이보다 훨씬 급진적인 관측이 중화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연내 침공론’의 진원지는 미국의 군사전문지 19포티파이브(19FortyFive)의 4일자 기사다. 중국이 앞으로 6개월 내에 대만에 대한 무력침공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 잡지는 정보소식통들을 인용, 중국공산당 당국자들은 대만침공을 ‘if’가 아닌 ‘when’의 문제로 점차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만침공은 섬 전면 봉쇄, 대대적 미사일 공격에 따른 기습적 점거, 대만 본토와 괌, 일본, 필리핀 등지의 미국기지 동시다발 공격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해 보도했다.
이포크 타임스 등 중화권 매체들은 이 19포티파이브 보도에 덧붙여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내우외환이 깊어지면서 중국공산당은 그 돌파구로 대만 공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쏟아 내면서 ‘연내 침공론’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대만의 장래와 관련해 최근에 열린 연방상원청문회에서 한 발언도 ‘연내 침공론’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그는 중국군의 주기적인 고강도 대만봉쇄훈련은 훈련이라기보다는 ‘사실상의 전쟁 리허설’이고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 군사행동은 최근 들어 300% 이상 증가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서태평양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는 세계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자칫 핵전쟁으로 비화, 50만 이상의 인명피해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도발로 대만해협이 봉쇄될 경우 이는 1930년대 대공황이 끼친 것보다 더 세계경제를 황폐케 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미국의 반도체수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만침공은 예상보다 빠를 수 있고 대만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전략요충이라는 것이 파파로 사령관 증언의 요지다.
‘대만문제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문제다.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무역전쟁에서 이길 수도 있다. 그러나 대만이 중국에 강제 합병될 경우 21세기를 건 전쟁에서 미국은 패배한 것과 다를 게 없다.’ 매트 포팅거의 지적이다.
대만은 총 면적 3만800여 평방km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그 대만이 지닌 전략적, 경제적 중요성은 그러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는 이야기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가로 막는 제1 도련선(일본에서 필리핀 열도를 잇는 섬들의 선)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군사전략적 요충이다. 그리고 반도체 등 IT 산업의 파워 하우스다.
거기에다가 대만해협은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인도, 중동지역을 잇는 주요 해상수송로로, 화물량 기준으로 전 세계 물동량의 80% 이상이 대만해협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
그 대만이 중국에 넘어간다. 이는 그러면 어떤 군사지정학적 변화를 몰고 올까.
한 마디로 새로운 세계질서, 그러니까 미국의 위상은 추락하고 그 공백을 중국이 메우면서 패권세력으로 급부상하는 그런 국제질서가 태동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데일리 메일의 지적이다.
대만 유사(有事)사태는 그리고 한반도 유사사태로 곧바로 이어진다는 것이 뒤따르는 또 다른 분석이다. 중국 공산군의 대만침공은 북한 공산군의 한국 도발과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거다.
‘중국의 연내 대만 침공론’- 맞는 전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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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