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밴쿠버와 5마일 남쪽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투표지 수집함이 1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불에 타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당국은 두 화재가 연관됐다고 밝혔다.
밴쿠버가 속한 워싱턴주 제3 연방선거구는 현직인 민주당의 마리 G. 페레즈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가 지원하는 공화당의 조 켄트 후보가 4년만에 재격돌하는 곳으로 선거결과에 따라 연방하원의 다수당이 결정될 정도로 판세가 민감한 선거구여서 전국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밴쿠버에선 피셔스 랜딩 트랜짓센터에 설치된 투표지 수집함에서 28일 새벽 2시반경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2001~2004년 모델의 볼보 S60 승용차를 타고 온 용의자가 ‘발화장치’를 수집함에 투입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고 밝혔다. 포틀랜드에선 약 한 시간 뒤 멀트노마 카운티 선거국 건물 밖에 설치된 투표지 수집함이 같은 방식으로 불탔다고 포틀랜드 경찰이 밝혔다.
클라크 카운티의 그렉 킴시 감사관은 트랜짓센터 수집함이 마지막으로 수거된 26일 오전 11시 이후 이곳에 투표지를 넣은 유권자들은 즉각 (564)397-2345로 연락해 재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화재사건 외에도 밴쿠버에선 지난 8일에도 또 다른 투표지 수집함에서 화재가 발생했었다. 하지만 그 때는 투표지가 발송되기도 전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FBI는 세 곳의 투표지 수집함 화재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제3 연방하원 선거구는 루이스, 퍼시픽, 와키아쿰, 카울리츠, 클라크, 스캐마니아 등 대부분의 워싱턴주 남서부 카운티와 서스턴 카운티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선거에선 페레즈 후보가 2,629 표차로 켄트에 신승했다. 하지만 그녀는 민주당 아성인 밴쿠버 등 오리건주 경계지역에선 2만2,187표를 얻어 켄트에 크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