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라틴계 지도자와 타운홀…해리스 인신공격하며 “선거지면 나라없다”
▶ 해리스, 라틴계 남성 맞춤형 경제공약 발표… “아메리칸드림 달성 돕겠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라틴계 유권자를 향한 막판 표심 공략이 가열되고 있다.
2020년 대선 때는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더 많이 지지했던 라틴계 유권자들이 올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오는 등 표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나아가 초박빙 대결로 진행되는 이번 대선에서 라틴계 남성 유권자는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경합주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유권자 그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미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럴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라틴계 미국인 지도자 및 유권자들과 타운홀 이벤트를 개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히스패닉계에서 우리가 실제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조금 전에 봤다"면서 "이제 14일 남았으며 우리는 큰 승리 파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해선 안 된다"라면서 "만약 우리가 지면 우리는 더 이상 나라가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우리가 이 나라에서 다시는 선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며 베네수엘라를 거명한 뒤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있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당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체외인공수정(IVF)에 계속 찬성했음에도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이 반대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그녀는 무엇인가 잘못됐다"면서 "그녀는 지능지수(IQ)가 낮고 느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계획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유출된 것과 관련, "그들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면서 "누군가 그렇게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냐. 그는 적이다. 내 생각에 그것은 내부의 적"이라고 말했다.
'내부의 적'은 사실상 정치적 반대진영을 가리키는 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유세 등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언론 인터뷰 외에 다른 일정을 공지하지 않은 것과 관련, "그녀는 지금 자고 있어서 선거 운동하러 갈 수가 없다"면서 "선거가 14일밖에 남지 않았으면 여러분은 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오늘 정말 세게 공격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그녀는 오늘 오프(off·휴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타운홀에 참석한 밥 우나누 고야푸드 최고경영자(CEO)는 해리스 부통령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인 카멀라를 '케 말라(Que Mala)'로 발음했다.
이 말은 스페인어로 '매우 나쁜'을 의미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 특정 연방 정부 일자리에 대한 대학 학위 조건 폐지 ▲ 1백만 소기업에 최대 2만달러의 탕감 가능한 대출 제공 등을 골자로한 라틴계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학생들이 경력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각종 지원 정책으로 연 60만명의 미국인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매하도록 하겠다는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 등도 포함돼 있다고 AP통신, CNN은 보도했다.
해리스 대선캠프는 "이 계획은 비용은 낮추고 주택 소유는 늘리는 한편 취업 기회를 확대해 라틴계 남성들과 가족들이 아메리칸드림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공약은 12명의 포커스그룹 및 여론조사를 통해 만들어진 맞춤형 정책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의 스페인어 방송인 텔레문도와 인터뷰도 녹화한다.
23일 방영될 예정인 이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유권자를 겨냥한 자신의 경제 정책 등을 설명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방침이라고 캠프는 밝혔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 각각 타운홀도 개최한 바 있다.
라틴계는 2020년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9%를 차지했으며 이들 가운데 63%는 당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러나 USA투데이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참여한 라틴계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해리스 부통령(38%)보다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오차범위가 최대 18%포인트에 이를 정도로 크고,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에 있는 다른 여론조사도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라틴계 유권자 지지에서 앞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미국 언론의 평가다.
다만 라틴계 유권자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2020년 대선 때보다 상대적으로 약화된 측면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및 트럼프 대선캠프는 경합주에서 민주당 지지가 약화할 경우 라틴계 남성 유권자의 투표가 승패에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