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위험 줄었는데도 사전투표 열기…경합주서 초반 기록 경신
▶ 민주당이 여전히 더 많이 참여하나 격차 줄어…트럼프 캠프 “긍정적”
▶ USA투데이, 사전투표자 여론조사… ‘해리스 63% vs 트럼프 34%’
사전투표 현장[로이터]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4년 전과 달리 공화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전체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일(11월 5일)을 2주 남긴 상황에서 이미 1천7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우편이나 투표소 방문을 통해 투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사전투표를 시작한 여러 주(州)에서는 투표 첫날부터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허리케인 '헐린' 피해에서 회복하지 못했는데도 지난 17일 35만3천명 이상이 투표했다.
공화당 텃밭인 루이지애나주에서도 지난 18일 사전투표 참여자가 17만7천명에 육박했다.
특히 핵심 승부처인 조지아주는 지난 15일 사전투표를 개시한 이래 거의 매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이미 150만명 이상이 표를 던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대선 때는 많은 유권자가 감염 위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편으로 투표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우려가 없는데도 다수가 선거일 전에 투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투표 습관을 영원히 바꿨으며, 사전투표가 미국 민주주의 절차의 영구적인 특징이 됐다는 분명한 징후"라고 평가했다.
2020년 대선 때는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1억5천800만명 중 6천560만이 우편으로, 3천580만명이 투표소를 직접 찾아 사전투표를 했는데, 사전투표 비율은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전투표를 통해 적극 지지층의 표를 미리 확보한 민주당은 남은 선거 기간에는 평소 투표를 자주 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이를 경험한 공화당은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2020년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우편투표를 통한 '선거 사기'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우편투표를 비판하긴 하지만, 그조차 유세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원고를 읽는다.
이런 노력 덕분에 주요 경합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사전투표 참여 간극이 줄었다.
네바다의 경우 지난 21일 기준으로 민주당원 5만3천명, 공화당원 3만7천명이 우편으로 투표했다.
2020년 같은 시기에는 민주당원 10만6천명, 공화당원 4만7천명이 우편투표를 완료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2020년 사전투표 첫 3일간 민주당원 37만명, 공화당원 24만8천명이 사전투표했다.
올해에는 3일간 사전투표 참여자가 민주당원 30만명, 공화당원 29만6천명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번 대선을 좌우할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민주당원 58만명 이상이 이미 우편투표를 완료했으나 공화당원은 25만4천명에 그쳤다.
다만 2020년과 비교하면 전체 우편투표에서 공화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23%에서 27%로 늘었다.
그러나 이런 추세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더 유리할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아직 선거일까지 2주가 남았기 때문에 공화당의 사전투표 증가가 공화당 지지자의 전반적인 투표 참여 증가를 의미하는지, 팬데믹 우려가 사라진 민주당 지지자가 다시 투표소 투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고 NYT는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후보 대선 캠프 모두 지금까지의 사전투표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투표 참여나 열의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본다면서도 공화당이 민주당이 2020년에 누린 우위를 상쇄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캠프가 흡족해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의 제임스 블레어 정치국장은 "승리를 선언하기 시작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우리를 향한 전환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USA투데이와 서퍽대학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미 투표를 마친 응답자의 63%가 해리스 부통령을, 3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