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체제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관련해 나도는 말이 있다. ‘70년 한명(限命)론’이다. 어떤 형태든 독재체제는 70년을 넘기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 기세는 한 때 미국을 압도할 정도였다. 그랬던 소련 공산독재체제는 74년(1917~1991)의 수(壽)를 누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권세가 영원할 것 같았다. 그 멕시코 제도혁명당의 1당 독재(1927~2000)도 73년 만에 무너졌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독재 권력은 대체로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니까 70년을 버틴 독재 권력은 꽤나 장수한 편에 속한다고 할까.
5차 중동전 경고가 잇달고 있다. 하마스의 테러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의 불꽃이 홍해로, 레바논으로 계속 번져가면서 경고음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와 함께 한 가지 ‘게싱 게임(guessing game)’이 유행을 타고 있다.
45년 동안 세를 과시해왔다. 그러면서 중동지역 곳곳에서 사보타지에, 테러에, 온갖 정치, 사회적 소요를 뒤에서 조종해왔다. 그 배후세력은 일단의 회교 시아파 성직자. 군지도자, 종교적 광신자들로 조직된 이란의 신정(神政)독재체제다. 그 체제의 수명이 얼마나 갈까 하는 것이다.
‘그 최후의 날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의 전망이다. 바이든 미 행정부의 지원 없이도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은 이루어지고 이란의 회교신정체제는 머지않아 결국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푸라기 하나에 낙타의 등이 부러질 수 있다’고 하던가. 푸틴의 70회 생일, 그러니까 지난해 10월 7일 이란 회교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하마스의 테러공격이 자행된 날을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시점으로 더 힐은 진단했다.
이와 발맞추어 바로 전개된 것은 이란의 사주를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세력의 이스라엘에 대한 파상공격이었다. 후티 예멘 반군은 홍해에서, 헤즈볼라는 남부 레바논에서, 거기에다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들까지 이스라엘을 타깃으로 미사일,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역전됐다. 이스라엘의 반격에 헤즈볼라를 비롯한 ‘저항의 축’세력은 궤멸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자 이루어진 것이 이란의 2차 이스라엘 공격이다.
지난 4월 이란은 수 십 년 이어져온 ‘그림자 전쟁’의 불문율을 깨고 300여발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10울 1일 SOS를 연신 발신하고 있는 ‘저항의 축’을 도와 또 다시 이스라엘에 180여 발의 미사일을 날렸다.
이스라엘로서는 보복의 명분을 축척한 것.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공격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먼저 이란의 미사일시설을 초토화 시킨다. 바로 이어지는 것은 이란혁명수비대 본부와 주요 병참시설에 대한 공습이다. 이와 함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수뇌부 참수작전이 수행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이 이란의 중앙은행 등 경제 인프라와 원유 수출시설 파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개되는 것은 핵시설 폭격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 예상한 이스라엘의 보복공격 옵션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일반 이란 국민에게 피해가 갈 시설파괴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충고가 곁들여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말하나. 회교 시아파 신정 독재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들만 주로 타격, 체제붕괴를 노리라는 것이다.
예상대로 이런 옵션의 순차적 선택에 따른 이스라엘의 반격이 이루어질 때 이는 회교혁명정권의 붕괴로 이루어질까.
헤즈볼라에 해마다 7억 달러를, 하마스에는 7000여만 달러를 지원해왔다. 그런데다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후티 반군 등의 불장난을 돕는 데 160여억 달러를 소진했다. 그런 마당에 경제 인프라가 이스라엘 반격으로 파괴된다. 그 경우 경제가 마비되면서 민중의 분노는 폭발, 대대적 반정부 봉기로 이어 질 수 있다는 것이 다수 관측통들의 진단이다.
회교혁명정권과 일반 국민이 추구하는 가치관은 크게 상충된다. 그 단적인 예는 ‘회교도’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 이란국민은 전체의 40%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이란국민의 회교혁명정권에 대한 불신감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그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회교혁명수비대다. 회교신정 독재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심 지주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까. 그 혁명수비대가 4세대로 접어들면서 이란 판 ‘홍위병’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포린 어페어스의 지적이다.
보다 선명한 ‘시아파 이데올로기’추구와 함께 과격에서 과격으로 치닫고 있다. 그 결과 외부적으로는 초강경노선으로, 국내적으로는 폭압에 가까운 압제로 기울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다. 그러면 즉각 발포를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맹신에, 체제수호 정신으로 무장된 게 4세대 혁명수비대라는 거다.
‘이란 국민과 이스라엘은 한 가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 회교혁명정권 붕괴를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 둘은 서로 간 도움을 통해 이를 이루어 낼 수 있다.’ 디펜스 오브 디모크라시의 리처드 골드버그의 지적이다.
언제 올까. 독재세력 쿼드, 그 한 축이 무너져 내리는 그날이….
<
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