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승리 위한 양국 무력 행사 확대에 소극적 만류만…리더십 부족 노출
백악관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최대 원조국인 미국과 잡음을 빚는 사례가 늘어나는 건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상태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 탓이란 지적이 나왔다.
영국의 언론인 겸 역사학자인 마크 어번은 29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실린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서 왜 실패하고 있나' 제하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두 동맹에게 승리가 어떤 모습일지와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고, 결국 양국 지도자들이 각자의 의제를 추구하도록 놓아뒀다"고 말했다.
실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7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공습으로 제거하면서도 미국 측에 관련 계획을 사전에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지난 26일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서방제 장사정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얻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미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인 탓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정치권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어번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을 어떻게 마무리지을지와 관련해 확고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네타냐후는 이런 상황을 이용했고, 젤렌스키는 (처지가) 악화하도록 방치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는 전쟁이란 실존적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더욱 강력한 무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양측 모두에 '그렇게 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지금껏 제공해 온 막대한 원조를 고려할 때 미국의 입장에서 이스라엘 등의 행태가 괘씸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미국으로서는 러시아와의 핵전쟁 위험이나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등 고려해야 할 요인도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최근 수개월간 전개된 여러 상황은 바이든 대통령을 '자유세계의 지도자'보다는 '구경꾼'처럼 보이도록 만든 측면이 크다고 어번은 꼬집었다.
고령과 인지력 저하 논란으로 지난 7월 대선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레임덕에 빠진데다 11월 미국 차기대선을 앞두고 분쟁거리를 피해 온 것이 결과적으로 미국의 리더십 저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어번은 "우크라이나와 여타 서방국가들에선 바이든이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보다 더 큰 낭패를 겪으면서 임기를 마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