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곽노은의 45일 자동차 유럽여행- ①돌로미티

2024-09-22 (일)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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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100개가 펼쳐 있는 줄 알았다”

곽노은의 45일 자동차 유럽여행- ①돌로미티

로카델리 산장 뒤 동굴에서 촬영한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이탈리아는 신에게서 큰 축복을 받은 국가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시에나 등 아름다운 도시들이 즐비하고, 이탈리아 지방 자치 단체에서 선정한 예쁜 마을은 313개나 있고, 마조레 호수, 가르다 호수, 코모 호수 등 빙하의 물로 채워진 멋진 호수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뿐인가, 북부에 가면 돌로미티라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알프스 산군이 있다. 세체다, 사소룽고, 마르몰라다, 파소 팔자레고,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등 수려하면서도 장엄한 돌로미티는 유럽에서도 최고의 풍경을 자랑한다. 유럽의 알프스는 아름다운 곳들이 수없이 많지만 돌로미티는 그 아름다움 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수 있다.

45일 동안 자동차를 렌트해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나는 돌로미티를 먼저 찾았다. 9년 전 돌아본 돌로미티가 내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장엄함을 보여주는 돌로미티의 크기는 한국의 충청북도와 충청남도를 합친 만큼 큰 지역이다. 오늘 한국일보 독자들에게 돌로미티의 최신 정보와 절경들을 먼저 소개한다.



곽노은의 45일 자동차 유럽여행- ①돌로미티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사소룽고와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의 풍경(왼쪽).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거진 ‘최고의 풍경’ 특별판 표지에 등장해 유명해진 세체다 풍경.




돌로미티를 효율적으로 여행하는 방법은 수퍼 서머 카드(Super Summer Card)를 구입하는 것이다. 수퍼 서머카드로는 돌로미티 지역에 있는 케이블카, 곤돌라, 리프트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수퍼 서머카드의 가격은 1일권 62유로, 3일권 135유로(4일 중 선택), 5일권은 175유로(7일 중 선택)이다. 가격이 매우 비싼 듯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중요한 케이블카 다섯번만 이용해도 가격은 175유로가 훌쩍 넘는다. 나와 아내도 5일권을 구입해 다닌 결과 일일이 티켓을 구입하면 500유로도 넘는 금액의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우리가 투자한 금액의 세 배 정도 이익을 본 것이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케이블카를 타고 내린 순간 받는 엄청난 떨림과 충격과 기쁨이다. 돌로미티에는 140개 이상의 전망대가 있다. 그 곳은 세상이 아니라 천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을 방문했던 어떤 한국인은 돌로미티를 방문하고 금강산 백 개가 펼쳐져 있는 곳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만큼 어마어마한 풍광을 돌로미티는 자랑한다.

주의할 것은 돌로미티는 6월부터 10월 중순까지만 케이블카가 운영된다. 하지만 어떤 케이블카는 8월 말 또는 9월 초까지만 운행하는 것도 있다. 그러므로 장엄한 돌로미티의 풍경을 감상하려면 6월부터 9월까지 여행해야 유익하다. 가장 좋은 시간은 7월과 8월이다. 숙소는 중요한 케이블카가 많이 몰려 있는 오르티세이 근처가 바람직하다. 돌로미티는 대중 교통으로는 여행하기 쉽지 않다. 반드시 밀라노 또는 베네치아에서 렌트카를 이용해야 한다.

돌로미티는 트레킹 코스가 수 백개 이상 있고 난이도 또한 모두 다르다. 잘 고르면 시니어도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도 여러 개 있다. 물론 산악자전거, 스키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여행지라 할 수 있다. 돌로미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중요한 전망대 7곳과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산타 막달레나 마을, 브라이에스 호수, 전망 좋은 숙소를 먼저 소개한다. 천국을 경험하고 싶은가? 돌로미티를 여행하라!

1, 세체다(Seceda): 돌로미티에서 가장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오전보다는 오후에 올라야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오르티세이 마을 언덕에서 두 번 갈아타고 오른다. 7년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거진 ‘최고의 풍경’ 특별판 표지에 등장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주차장에서 탑승장까지는 걸어서 10분.


2,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그림처럼 아름다운 사소 룽고와 사소 피아소 봉우리를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 바로 옆에는 레스토랑도 있어 식사와 음료수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매우 합리적이다.
주차장: 알페 디 시우시 탑승장 바로 앞은 무료. 빌딩 안은 유료(안전하다). 세체다도 이곳에서 출발한다.

3, 몬테 세우라(Monte Seura):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에서 리프트를 타고 몬테 파나(Monte Pana)에 오른 후 다시 몬테 세우라까지 리프트를 타고 또 올라야 한다.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매우 훌륭하다.

4, 콜 라이저(Col Raiser): 오르티세이 가까이에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웅장한 산세가 펼쳐진다.

5, 마르몰라다(Marmolada): 오르티세이에서 1시간 20분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한다. 바로 앞에 유료 주자장이 있다. 마르몰라다는 돌로미티에서 가장 높은 산(3,265m)으로 전망대에 오르면 빙하와 기막히게 아름다운 전망을 360도 각도로 바라볼 수 있다.

6, 라가주오이(Lagazuoi): 렌트카를 주차한 후 케이블카에 오르면 라가주오이 산장에 도착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 군인들의 진지가 있던 곳이다. 전망대 꼭대기에는 큰 십자가가 세워져 있고 이탈리아 군 진지였던 친퀘토리(5개의 봉우리)가 아래 보인다. (케이블카 또는 리프트 등의 이탈리아어: Seggiovia, Funivia, Seilbahn, Cabinovia)

7,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ledo): 세 봉우리를 뜻하는 트레 치메는 가장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노을지는 풍경을 사진 촬영하려면 반드시 로카델리 산장에서 묵어야 한다. 하지만 최소 1년 전에 예약해야 하는데 예약이 쉽지 않다. 아침과 저녁식사가 제공된다. 산장 뒤에는 사진 포인트 장소인 두 개의 동굴이 있다. 로카델리 산장까지는 걸어서 1시간 30분 걸린다. 예약: www.dreizinnenhuette.com

8, 산타 막달레나 마을: 오들레 산군이 뒤로 펼쳐져 있어 돌로미티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불린다. 하지만 사진 포인트 장소까지 가려면 차를 파킹하고(2번) 30분 정도 걸어 올라 가야 한다.

9, 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 돌로미티에서 가장 예쁜 호수로 예약된 차량만 진입할 수 있다. 예약(P4): www.pragsparking.com

10, 오르티세이 숙소 정보: 오르티세이 내 숙소는 성수기 때 너무 비싸다. 8분 정도 떨어진 산타 크리스티나 마을의 멋진 전망을 가진 숙소를 한 곳 소개한다.
Hotel Garni Gardena-Apartment: Via Chemun 62, 39047 Santa Cristina in Val Gardena, Italy

곽노은의 45일 자동차 유럽여행- ①돌로미티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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