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월의장 잭슨홀 연설
▶ “통화정책 조정시기 도래”
▶‘빅컷’ 여부는 여지 남겨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23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마침내 9월 첫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했다. [로이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의장은 23일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월가는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9월 17일과 18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등하는 등 시장은 환호했다.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향후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이처럼 말하고 “(정책) 방향은 분명하며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황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연준 목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인플레이션이(목표 수준인) 2%로 안정적으로 복귀할 것이란 내 확신이 커졌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위험은 감소한 반면, 고용이 하강할 위험은 증가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노동시장의 추가 냉각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면서 “물가 안정을 향한 추가 진전을 만들어 가는 동안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금리인하 사이클을 개시하겠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주면서도 그 시기와 속도에 관해선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하락하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1%대 이상 상승했다.
파월 연준 의장의 이같은 연설은 금리인하에 대한 가장 강력한 시그널을 줬다는 점에서 2년여간 진행돼 온 ‘물가와의 전쟁’ 종료를 사실상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팬데믹 부양책과 공급망 교란 등 충격 여파로 물가가 치솟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높인 바 있다. 특히 이 과정에 연준은 2022년 6∼11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만 4차례 연속 단행하는 등 과격한 긴축 정책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