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금 조성해 ‘PGI 루손 경제회랑’ 철도 건설 등에 투자
중국 견제를 위해 필리핀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미국·일본이 최소 150억달러(약 20조4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필리핀에 투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보좌관이 밝혔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프레더릭 고 필리핀 대통령 투자·경제 보좌관은 이 방안이 마르코스 정부의 대표적인 투자 계획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고 보좌관은 필리핀과 미일이 지난 4월 삼국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PGI) 루손 경제회랑' 계획 내의 5개 주요 사업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사업에는 필리핀 북부 루손섬의 주요 항구를 잇는 11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화물 철도 사업,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다.
그는 "우리는 미국 및 다른 동맹들과 안보 협력을 강화한 데 따른 혜택을 수확하고 있다"면서 영국도 기금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목표는 2028년 끝나는 마르코스 대통령의 임기 안에 5개 주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중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삼국 정상회의를 갖고 루손 섬의 수빅만과 클라크, 마닐라, 바탕가스를 잇는 PGI 루손 경제회랑 계획을 내놓았다.
PGI는 중국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투자 구상으로, 루손 경제회랑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립하는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선물 보따리'로 해석된다.
고 보좌관은 마르코스 정부가 소비 중심의 필리핀 경제를 투자 주도로 바꾸려고 하고 있으며, 향후 4년간 연간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간 필리핀 경제가 동남아 주변 국가들보다 투자 면에서 뒤처졌지만, 이번에는 마르코스 정부가 외교정책을 경제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어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투자 약속이 실제로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후속 조치를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 중 하나라면서 "사업 환경 개선·사업 비용 하락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런 점이 투자 주도 성장을 실현하는 대들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필리핀과 미국의 동맹은 굳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지난 2분기에 투자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데 힘입어 2분기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6.3%로 동남아 각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기업들이 3월에 10억달러(약 1조3천600억원) 규모의 필리핀 투자를 약속하고 필리핀이 최근 재생에너지 등 분야를 외국인에게 개방하는 등 투자 확대와 관련해 몇몇 유망한 신호가 있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