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어장벽에 복지 사각지대”

2024-06-23 (일)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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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복지센터서 기자회견 - 워싱턴지역 65세 이상 한인 시니어 10명 중 7명

▶ “실태 연구와 자료 부족 정부 정책서 여전히 간과”

“언어장벽에 복지 사각지대”

복지센터에서 열린 한인 노인 실태조사 간담회의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왼쪽부터 복지센터의 조지영 사무총장, 아시안아메리칸연맹 연구 부디렉터인 린잉 히 박사, 윤경복 KACF회장, 복지센터의 김상희·피터 림 이사, 함께센터의 윤소영 코디네이터, 샌프란시스코 한인 커뮤니티재단의 드류 백 대표.

워싱턴 지역 65세 이상 한인 시니어 10명 중 7명(73%)은 영어구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의료서비스와 정부지원 등의 복지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7%는 언어장벽으로 인해 헬스케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약 절반(44%)은 간병 서비스를 받는데도 언어장벽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은 20일 협력기관인 워싱턴한인복지센터(이사장 김진아)에서 ‘미주 한인 시니어 실태조사’ 워싱턴 지역 설문 조사 결과(본보 17일 A 3면 보도)를 발표했다.


워싱턴 지역 노인 10명 중 8명(77%)은 일상활동에 도움이 필요할 때 가족구성원(배우자,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걸로 나타났다. 시니어 아파트 선택시 비용(29%) 고려가 가장 우선순위였다.

한인커뮤니티재단, 주디스 임 재단, 사우스폴재단과 샌프란시스코 한인커뮤니티재단이 공동실시한 ‘미주 한인 노인 실태조사’는 워싱턴 지역을 포함한 7개 지역의 한인시니어 819명을 대상으로 했다.

KACF의 윤경복 회장은 “지난 10년간 미국내 65세 이상 한인 시니어 인구가 69%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태 연구 및 전문 조사 자료가 부족해 정부 정책에서도 여전히 간과되고 있다”며 “한인들의 목소리를 높여 정책 결정을 촉구하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린잉 히 박사(아시안아메리칸연맹 연구 부디렉터)는 미국내 한인 시니어 대상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빈곤 실태에 대해 설명했다.

워싱턴 한인복지센터의 조지영 사무총장은 “워싱턴 지역 한인노인 10명 중 6명은 집세, 식비와 같은 기본 생활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없다는 조사결과가 충격적”이라며 “복지센터에 오시는 분들 가운데서도 영어를 이해 못해 베네핏이 끊어져 오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언어 액세스 프로그램이 정책결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센터 산하 주택공사의 피터 림 이사장은 주택공사가 관리 중인 실버스프링 소재 유니버시티 가든 아파트를 소개하면서 “시니어들의 큰 문제 중 하나가 사회적 고립이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사례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복지센터 및 페어팩스 카운티 노인국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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