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우면 고요해지고 길이 보인다’

2024-06-20 (목) 정영희 기자
크게 작게

▶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월례강좌

▶ 노영찬 교수 도덕경 16장 강독

‘비우면 고요해지고 길이 보인다’

강좌 시작에 앞서 김면기 박사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찬 교수.

“현재의 미국이나 한국 정치가 어지러운 것은 정치인과 리더들이 마음을 비우면 찾아드는 고요함, 즉 정(靜)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비우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길(道)이 나타난다.”

지난 15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는 ‘비움’을 강조한 후 “깨달음(明)은 만물을 번성하고 일어나게 하며 원칙대로 회복되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상에 대한 용납과 포용은 인간을 공(公)으로 만들어 준다. 통치자는 이러한 ‘공’의 마음과 ‘용(容)’이 있어야 한다. 그러해야 하늘의 움직임이 땅의 움직임이 되고 백성과 왕이 하나 되는 우주의 변함없는 명(命)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명(命)은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이요 소명의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캘빈 사상과 연결해 설명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사명이나 소명의식을 가지고 하는 것과 단순히 직업의식으로만 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점을 그 예로 들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에서 ‘깨달음’은 초자연적인 계시나 특별한 신비 경험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 그 자체에서 찾아지는 지혜라는 것.

노 교수는 “도덕경의 역사관은 순환적(circular)이다. 또 상(常)은 한결같음을 의미한다. 밤이 오면 낮이 오고, 여름이 오면 가을이 오듯이 이 세상의 기본 원칙이 변함없이 찾아오는 그런 이치다. 이러한 지속적이고 한결같은 우주의 움직임을 아는 것이 명(明) 즉 깨달음”이라고 했다.

강좌에 앞서 김면기 박사는 “우리가 사는 현실적 실존은 과거나 미래가 아니고 현재다. 깊은 삶의 의미가 담겨 있는 도덕경 강독을 통해 현재 실존에 충실한 생을 추구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이날 강좌에는 건강상의 문제로 반년 만에 나온 최규용 교수(메릴랜드대)를 비롯해 박옥춘 박사 등 45명이 참석했다.

<정영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