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꿈꾸는 사람들’

2024-06-10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크게 작게
“먼저 열 정탐꾼은 악평하며 말했다. 우리가 두루 다니며 탐지한 땅은 그 거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또 네피림 후손 아낙 대장부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의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그 다음 여호수아와 갈렙이 말했다. 우리가 두루 다니며 탐지한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이는 과연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 (민수기 13-14장에서 부분 인용)

동일한 때와 환경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열 정탐꾼과 여호수아와 갈렙은 의외로 상이(相異)했다. 눈빛이 달랐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확연히 구분되었다. 핏줄이 같은 유다민족 구성원이었지만 두 그룹이 미래를 열어가는 방법은 달랐다. 무엇 때문일까. 꿈이다.

꿈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 그것이 결국 운명과 역사의 흐름을 바꾼다. 꿈은 모든 성취의 뿌리다. 꿈이 분명한 사람은 인생의 방향도 자아 정체성도 선명하다. 꿈이 충만한 사람은 위기 중에도 담대하며 모험적 삶을 미덕으로 여긴다.

한 기자가 스티브 잡스 자서전을 쓴 월터 아이작슨(Walter Issacson)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 스티브 잡스를 천재로 규정하는가.” 아이작슨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지치지 않는 꿈 때문이다. 그가 세상을 바꾸는 일에 창의적 꿈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몰두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미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못한 여섯 개 산업 부문에 혁신을 일으킨 천재적 기업가가 되었다.”


모세는 80세까지 실패자였다. 왕자의 신분으로 화려한 왕궁에 살았지만 꿈이 없어서 실패자였다. 꿈이 핍절한 사람은 개인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사회적으로도 갈등을 일으키므로 삶이 평탄하지 못하다.

꿈이 없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주의적이다. 꿈이 메마른 사람은 모든 문제를 자기의 방식대로만 해결하려고 한다. 모세가 그랬다. 자기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사람을 죽였다. 자신을 절제하는데 실패했다. 하는 수 없이 모세는 미디안 광야로 도피하여 양치는 목동이 되었지만 거기서도 별 수는 없었다.

어느 날 홀연히 모세에게 거룩한 꿈이 왔다. 호렙산 기슭의 떨기나무 불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은 모세에게 하나님의 꿈을 주셨다. 그 꿈은 모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 꿈 때문에 모세는 출애굽의 리더가 되었고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보자가 되었다.

하나님을 만나면 꿈꾸는 자가 된다.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자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과 가나안 입성의 꿈을 품었다. 아브라함은 하나닙을 만나자 믿음의 조상이 되는 꿈을 가졌고 다윗은 이스라엘 왕국 건설의 꿈을 실현했다. 느헤미야는 훼파된 예루살렘 성벽 재건의 꿈을, 바울은 세계선교의 꿈을 받았다.

사람에게 꿈이 생기면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see no one else can see). 남이 가지 못하는 길을 간다(go where no one else can go). 요한 불프강 폰 괴테는 말했다. “강렬한 꿈을 가져라. 네가 갖고 있는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설사 1퍼센트뿐이라고 해도 꿈을 가져라. 불가능을 꿈꾸는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성경 잠언은 말씀한다.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할 수밖에 없다." 당신에게 꿈이 있는가.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