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신과 의사가 탈모치료를?”

2024-06-06 (목)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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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에 가족 둔 백명기 ‘명동 백명기의원’원장

“정신과 의사가 탈모치료를?”

가족 방문차 워싱턴에 온 백명기 원장이 2일 저녁 애난데일에서 본보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

탈모로 우울증 앓는
환자 치료하면서 시작
유명 연예인·재벌에
외국서도 고객 줄이어


“18년 전, 20대 초반의 한 여대생이 전두 탈모로 고민하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한다며 그 엄마가 제발 우리 딸 좀 살려 달라며 데려왔다. 탈모치료가 아니라 정신상담이었다. 그 환자는 미국 유학 중 진로를 고민하다 원형탈모가 왔고 전두탈모로 진행된 상태였다. 그 환자를 살리기 위해 피부과 후배에게 치료법을 배워 상담하면서 탈모 치료에 나서기 시작했다.”

백명기 ‘명동 백명기 의원’ 원장이 박사과정 중인 딸 가족, 손녀를 돌봐주러 먼저 와 있던 부인(김설향 전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교수)을 보기 위해 2일 워싱턴에 왔다.
신경 정신과전문의에서 탈모 치료 전문가로 더 잘 알려진 백 원장은 탈모로 우울증을 겪던 한 대학생의 정신상담을 하다 ‘탈모치료 전문가’가 됐다고 밝혔다.


얼마 전에는 서울 강남에 사는 명문대 출신 한 젊은이의 인생도 바꿔 주었다. 고학력의 부모와 부유한 가정환경, 유학 등 완벽한 스펙을 가졌으나 머리가 많이 빠진 대머리라는 단점이 약점이었다. 이 젊은이는 지인의 소개로 백 원장을 만나 탈모 치료 후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며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연예인들과 재벌가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이처럼 백 원장은 탈모치료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백 원장은 “두발은 자신감의 표상이다. 나이 들수록 두발도 건강해야 몸과 마음도 건강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국민 5명 중 1명은 탈모 환자다. 과거에 비해 젊은 환자와 여성 환자, 원형 탈모환자가 크게 늘었다.
이의 원인으로 백 원장은 ‘성조숙증, 비만, 고지방식’을 꼽았다.
백 원장은 탈모치료 14년째인 2019년에 한 미국의사를 만나 새로운 두피발모주사방법을 듣고 획기적인 계기를 맞았다. 이후 2020년부터 두피발모주사를 접목한 새 치료법을 시행하며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게 됐다. 경험상 민 대머리와 심한 M자형 탈모가 아니면 치료효과가 높다.

치료과정은 6개월이 기본이다. 두피모낭주사와 탈모치료약 복용, 미녹시딜액 또는 다른 헤어 스프레이를 두피에 바르는 치료법을 병행한다.
탈모는 가족력과 노화, 각종 질환이나 약물의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백 원장은 특히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모낭조직의 신호전달 체계가 무너져 모낭세포의 움직임이 둔화돼 탈모가 발생하게 된다. 또 모근에 혈류공급이 줄어들고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탈모가 생긴다. 따라서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 상담과 함께 치료 병행이 필요하다.”

그의 병원은 서울의 중심가인 명동 사보이 호텔 옆 건물에 위치해 있다. 그 자리에서만 30년째 진료 중이며, 현재 탈모 클리닉, 정신과 상담 및 치료, 비만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백 원장은 “치료를 받고 자신감에 차 새 인생을 시작하거나, 활기 찬 모습의 환자들을 보면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삶이 힘든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인체육 전문가인 부인 김 교수는 지난 달부터 본보 건강 섹션에 격주로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연재하고 있다.
문의 (02) 775-9238
drdiet@hanmail.net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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