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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타도 엔비디아”···AI 가속기 ‘가우디’로 맞서

2024-06-06 (목) 서울경제=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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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텍스 2024’ 기조 연설서
▶“가우디 3분의 1가격에 매각’

▶ 펫 겔싱어 인텔 CEO 밝혀
▶TSMC 등과 AI 협업 선택

‘타도 엔비디아’를 외친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 인텔이 대만 반도체 생태계와 인공지능(AI)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인텔 외에도 엔비디아·AMD 등 세계 AI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들이 TSMC 등 대만 회사들과의 굳건한 협업을 선택하면서 한국 반도체 생태계가 시류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인텔의 수장인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타이베이의 난강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다.

겔싱어 CEO는 세계 AI 반도체 1위 엔비디아를 꺾겠다는 의지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회사가 만든 AI 가속기 ‘가우디’를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칩보다 최대 3분의 1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도 내놓았다. 그는 “4월 출시한 가우디 3는 경쟁사(엔비디아)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의 3분의 2이고 전작인 가우디 2는 경쟁사 GPU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가우디 3는 엔비디아 H100 그래픽보다 AI 훈련·추론 성능이 뛰어나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가우디 칩을 TSMC에 외주 생산을 맡긴다. 인텔은 자신들이 설계한 제품을 자사 생산라인에서 만드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유명한 업체다. 엔비디아를 잡기 위한 최첨단 무기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고 TSMC 라인에서 생산하는 방법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인텔이 TSMC와 협력하는 사례는 가우디뿐만이 아니다. 겔싱어 CEO는 이번 연설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할 ‘루나 레이크’ 중앙처리장치(CPU) 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루나 레이크 칩에서 핵심적인 연산을 담당하는 컴퓨트 코어를 처음으로 TSMC의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에 외주를 맡겨 제조했다. 그는 “루나 레이크 제조를 위해 TSMC를 활용한 것은 옳은 선택이고 잘 진행되고 있다”며 TSMC의 기술력을 치켜세웠다.

겔싱어 CEO는 인텔을 이끌었던 역대 수장들 가운데 처음으로 대만의 대표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컴퓨텍스 2024 현장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반도체 세계 1위를 수성하기 위해 TSMC가 이끄는 대만 칩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현장을 직접 찾아 업계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해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등 세계적인 반도체 리더들이 컴퓨텍스 현장을 찾아 TSMC 창업자 등 대만의 반도체 고위 경영자들을 만나는 것과 유사한 움직임이다.

인텔과 TSMC·대만의 관계가 긴밀하게 형성되는 반면 한국 생태계와의 협력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 겔싱어 CEO는 이번 연설에서 루나 레이크가 삼성전자 노트북 PC에 탑재될 예정이고 삼성메디슨이 만드는 의료장비에도 자사의 CPU 칩이 탑재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삼성메디슨과의 협력 사례를 소개하면서 “의사는 삼성메디슨의 AI로 어느 때보다 쉽고 빠르게 초음파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며 “뱃속 태아의 심장을 실시간으로 캡처하는 등 AI 처리량과 속도를 20%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는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을 시사했다. 퀄컴은 앞서 2021년 스냅드래곤8 1세대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겼다. 그러나 발열·성능 문제 등이 발생해 이후에는 TSMC에 생산 물량을 모두 넘겼다. 하지만 최근 내놓은 ‘스냅드래곤’ 칩의 선풍적인 인기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와의 재협력을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퀄컴이 현재 삼성 파운드리와 2나노 칩을 위한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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