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분쟁 초점 맞추다 앞다퉈 ‘마약격퇴 도구’로 리브랜딩
▶ 의심선박 적발·격침 후 여론 감시 등 새 임무에 효율성 입증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카리브해에서 마약 테러 집단과의 전쟁을 벌이자 최첨단 방산 스타트업들이 예상치 못한 특수를 맞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남쪽으로 관심을 돌렸고 방산업체들은 기존과는 다른 유형의 전쟁에 필요한 도구를 판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며 틈새시장을 개척 중인 첨단 방산업체들의 활동을 29일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간 인공지능(AI), 드론, 데이터 분석, 고성능 센서·카메라 기술을 활용한 방산 스타트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된 이력이나 향후 중국과의 분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미국 정부에 자사 기술을 홍보해왔다.
이들 업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대응에 힘을 쏟으며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레토릭을 부활시키자 이에 맞춰 발 빠르게 자산의 장비와 기술을 '마약 테러 전쟁'을 위한 맞춤형 도구로 리브랜딩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찰 드론 개발 업체 쉴드AI는 미국의 마약 격퇴 활동에 맞춰 자신의 활동 범위를 넓힌 대표적 방산 업체다.
지난 2015년 미군의 중동 정찰 활동을 돕기 위해 설립된 쉴드AI는 미국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마약 단속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쉴드AI의 대표 드론 모델인 V-BAT은 실제 이달 미국 해안경비대가 약 2만7천㎏의 코카인을 압수하는 작전에 투입돼 큰 역할을 했다.
해안경비대는 V-BAT의 활동으로 올해 초부터 10억(1조4천700억원)의 마약 압수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특히 드론 1대가 소형쾌속정 10대의 활동을 대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해안경비대가 약 1천600만㎢에서 마약 활동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드론의 역량을 칭찬했다. 해안경비대 로봇·자율시스템 사업 집행 장교인 앤서니 안토놀리는 "인력과 순찰정만으로는 이 정도 일을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각국 정보기관이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데이터 플랫폼 바네바 랩스도 미국의 '마약 테러 대응' 특수를 누리는 대표적 방산 스타트업이다.
바네바 랩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미국 당국이 마약 공급망을 적발할 수 있게 돕고 있으며 마약 운반선격침을 둘러싼 미국 내 민심을 살피는 작업도 하고 있다.
바네바 랩스의 이사 오브리 메인스는 "마약 단속 임무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드론 회사 등 방산 스타트업에 사실 마약 단속 활동은 다른 전장에서의 활동보다 훨씬 간단한 작업이다.
드론 오작동 사례가 빈번했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처럼 전파 방해도 없고 출동 거리도 대만 분쟁 시보다 훨씬 짧기 때문이다.
첨단 방산업체들의 마약 대응 역량을 확인한 미국 행정부도 이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주문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내 국방혁신단(DIU)은 지난 9월 스타트업 업체에 "사람에게 과도한 위험을 주지 않으면서 소형 선박의 운항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최상의 기술을 개발해 달라 주문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