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美남부 이어 서부도 열돔 덮쳐…평년 기온보다 10도 높아
▶ 건조한 기후에 때이른 고온까지 겹치며 산불 위험도 커져
<로이터=사진제공>
텍사스 등 미국 남부와 멕시코를 덮친 열돔(Heat Dome)이 북상해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까지 폭염 영향권에 들게 됐다.
기상청(NWS)은 3일 이번 주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캘리포니아주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NWS는 미 서부의 여러 지역에서 6월 초 기온이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게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중남부 내륙부터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광활한 농장 지대가 있는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에서 샌프란시스코 베이 북부의 나파 밸리, 로스앤젤레스(LA)의 북쪽 내륙인 팜데일 등 지역에도 4일부터 폭염 주의보가 발효된다.
평소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아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밸리는 4일 최고 기온이 화씨 96도(섭씨 36도)로 예보됐다.
캘리포니아 주도(州都)인 새크라멘토는 4일 최고 기온이 올해 처음으로 섭씨 38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의 이상 고온은 오는 6일 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데스밸리 사막 지대는 오는 6일 예상 기온이 섭씨 49도 이상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데스밸리가 이 정도로 뜨거워지는 것은 보통 6월 중·하순으로, 올해는 더 이른 추세를 보인다.
애리조나 남부와 네바다 남부 일부 지역은 오는 5일부터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3도에 가까워진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오는 6일 낮에 섭씨 43도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닉스의 최고 기온이 화씨 110도(섭씨 43도) 이상으로 예보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피닉스에 이 정도 기온의 폭염이 덮친 것은 6월 말부터였다.
그 이후 피닉스와 그 일대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화씨 110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한 날이 50일을 넘기면서 지난해 645명이 더위와 관련된 질환으로 숨진 바 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역시 이번 주 평년보다 3주가량 빠르게 섭씨 43도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 텍사스주는 지난달부터 찾아온 폭염이 지속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지역 일대는 체감 온도라고 할 수 있는 열지수가 43∼46도에 이를 수 있다고 NWS는 경고했다.
미 서부 지역은 건조한 기후에 더해 기온이 크게 상승하면서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이미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 들판에서는 지난 1일 화재가 발생해 56.7㎢를 태웠다. 인근 주민들은 대피 명령을 받았고, 인근 주요 도로가 지난 주말 이틀간 폐쇄되기도 했다.
지난달 멕시코에서는 열돔 영향으로 곳곳에서 40∼4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져 원숭이 등 동물들까지 다수 폐사하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열돔은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갇히면서 기온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