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영모·함석헌 맥, 우리가 잇자”

2024-03-19 (화)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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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정신문화연 창립 기념 특강…73명 참석, 민족정신 등 ‘이야기 꽃’

“유영모·함석헌 맥, 우리가 잇자”

지난 16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창립 27주년 기념 모임에서 김면기 회장(오른쪽)과 노영찬 교수가 27년의 여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모임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정체성 찾기로 정의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목적과 방향은 첫째는 ‘밥’이요 둘째는 한국의 정신문화 발굴이다.”

지난 16일 조지 메이슨 대학 머튼 홀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창립 27주년 기념강연에서 노영찬 지도교수는 “이 모임의 산파 역할을 한 이금용(볼티모어 거주) 선생은 한국에 계실 때 유영모의 제자였고 함석헌과도 같이 생활을 했던 분으로 한국의 정신적 전통을 이어받은 분이다. 유영모, 함석헌은 모두 평북 정주의 오산학교 출신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 연구회는 이런 민족정신의 맥을 이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밥이 하늘’이라고 한 김지하 시인과 이퇴계, 이율곡, 신라시대 당나라로 가 활동한 승려 원측 등을 통해 한국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에 대해서 설명했다.


또 “현재 한국이나 미국의 정치가 너무 이념에 치우쳐 사회를 분열과 갈등,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한 후“역사란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펴 비전을 찾아 미래를 보는 것이다. 역사적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사람이 역사를 바로 잡는 게 아니라, 역사가 심판하는 것이다. 겸손히 역사의 흐름을 살펴 받아들이며 신의 섭리에 동참하는 것이 참된 지성인의 자세”라고도 강조했다.

김면기 회장은 “흥사단에서 노 교수의 강의를 듣고 온 이금용 선생의 권유로 1997년 3월 엘리콧시티에서 동양정신문화연구회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고한 후 “미주 동포사회에서 수준 높고 아카데믹한 월례 교양강좌를 27년이나 해올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참된 삶을 성찰하는 엘리트들의 모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창립 이후 최대 인원인 총 73명이 참석했다. 이광운 상록회장과 김영자 재무, 곽노은 여행가 부부, 한기영 목사 부부, 고성자, 김인식, 캐롤라인 조 씨 등과 조지메이슨 대학에 방문교수로 와 있는 박지연 교수(전북대) 등이 처음 참석했으며 투병 중인 최규용 교수(메릴랜드대)가 보내온 축하 메시지도 공개됐다. 기념 특강 후에는 캠퍼스내 아이크스 다이닝홀(Ike’s dining hall)로 자리를 옮겨 봄이 오는 풍경 속에 오찬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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