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지나의 중년 패션센스

2024-02-22 (목)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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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외모의 시작은 패션

▶ 옷장에 옷은 넘치는데 막상 입고 나갈 옷이 없어요

김지나의 중년 패션센스
커다란 패턴 옷은 시선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나이가 들어 보이고
유행에 뒤처져 보일 확률이 높다
나이가 들수록 단색이 좋고
전체적인 컬러 톤을 맞추는 게 중요


# 레깅스 시대 가고 통바지 유행
옷이 없어서 옷을 사는 사람은 없다. 옷장에 옷이 차고 넘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막상 입고 나가려면 옷이 없다고 말한다. 진짜 옷이 없는 것이 아니고 옷은 옷걸이가 모자라도록 많은데 새 옷이 없는 것이고 오늘 입을만한 옷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한꺼번에 많은 옷을 구매하는 것은 옳지 않고 꼭 필요한 옷을 그때그때 유행에 맞게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영원히 유행할 거 같은 레깅스 시대가 가고 지금은 넓은 통바지가 유행이다. 그렇다고 버리지 않았던 20년 전 유행하던 통바지를 다시 꺼내 입는다면 오히려 패션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미묘한 한 끗이 세련됨과 촌스러움의 극렬한 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 옷장 청소의 날 만들자
유행이 지났다면 과감히 처분해야 한다. 일이년 지나도록 한 번도 입지 않았거나 가슴 뛰지 않은 은 버리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매일 매일 옷장을 정리하는 습관이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 바쁜 현대 사회에서 그렇게 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고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최소한 계절에 한번은 옷장을 청소하는 날을 정하는 것도 패션을 위한 좋은 루틴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진짜 옷이 없는 것이 아니고 오늘 입을 만한 옷이 없다는 말은 곧, 옷이 너무 많아 찾지 못해서 혹은 잊어서 제때 옷을 맞추어 입지 못하는 일도 우리 중년에게는 다반사다. 정리를 하다보면 텍을 떼지 않고 한 계절을 지나쳐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모두 제때 옷을 정리하지 못한 실수에서 오는 결과다.


#살 찌고 배가 나오면
그럼 어떤 옷을 처분하는 게 좋을까? 일단 유난히 자신의 몸을 가리는 걸 큰 미덕으로 여겨온 한국문화에 젖어 있기도 하지만 살이 조금이라도 노출되는 걸 극도로 혐오하는 남의 시선에 민감한 사람들은 더욱 자신의 외모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다. 더욱이 나이가 들면서 살이 오르고 특히 복부는 우리 중년에게는 건강상으로도 가장 위험한 일일뿐더러 패션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다른 세대에 비해 더욱 복부에 신경을 쓰다보니 큰 사이즈 옷만 구매하는 일이 잦고 엉덩이를 가리기 위해 롱 기장의 옷을 선택한다.
그러한 오버사이즈 티셔츠나 쟈켓, 헐렁한 고무줄 바지, 심하게 반짝이는 강렬한 색감 그리고 커다란 프린트된 옷은 일단 정리하는 게 좋다. 당장은 배와 속살을 가리는 듯 보여도 전체적인 실루엣은 내 몸매보다 더욱 크게 보여 퉁퉁해 보일 수 있고 오히려 보는 사람은 답답하게 보일 수 있다. 슬림핏 티셔츠가 배는 조금 나와 보인다 해도 전체적으로는 훨씬 날씬해 보인다. 특히 커다란 패턴 옷은 시선을 받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나이가 들어 보이고 유행에 뒤처져 보일 확률이 높다. 나이가 들수록 단색이 좋고 전체적인 칼라 톤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 옷장의 다른 옷과 매치해 다양하게 입자
특히 적절히 잘 맞추어 입지 못하고 패션에 자신이 없다면 한 번 구매할 때 패션에 감각이 있는 지인이나 전문적인 코디의 도움을 받아 한 벌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티셔츠에 맞는 바지와 외투 그리고 액세서리까지 맞추어 구매하면 특별히 옷장을 서성이며 오랫동안 생각할 필요가 없다. 구매한 그대로 몇 번을 입다가 서너 번 후에는 옷장에 있는 다른 옷과 매치하여 다양하게 입는 방법도 좋다. 사람 성격을 바꾸는 게 쉽지 않듯이 오랫동안 습관처럼 입어왔던 패션 스타일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주는 전문적인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시도해 보자. 내 안에 있는 나의 패션 감각을 깨워줄 것이다.

# 나를 찾아가는 여정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 하는 일도 재미있을 수 있다. 자고 나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요즘이지만 우리 같은 중년은 예전 우리가 좋아했던 우상들이 한두 명은 있을 것이다. 그들도 나이가 들었고 그들의 모습에서 나를 찾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모습이 내 모습이 된다면 최상의 패션일 것이다. 외모 지상주의니 외모가 경쟁력이니 한다지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존엄한 존재의 가치에 초점을 두고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내면과 외면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결국, 나를 잘 아는 것이 패션의 시작이고 그것이 건강한 외모의 첫걸음이다.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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