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소리·얼굴 완전 똑같아”… ‘AI 페북 사기’ 기승

2024-02-15 (목)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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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서 목소리 변조 프로그램 쉽게 구할 수 있어

▶ 페북 해킹 후 지인들에게 메시지 보내 송금 요청

#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한인 박 모 씨는 얼마전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친구’는 자신의 페이스북이 해킹(Hacking)을 당했으니 페이스북 복귀를 위해 박 씨의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친구’에게서 온 전화에는 얼굴 사진도 뜨고 목소리도 친구 목소리라 믿었기 때문에 전혀 의심을 하지 않고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있지 않아 자신의 페이스북이 오픈되지 않고 주위에서 피해를 봤다는 연락을 받았다.
# 버지니아 로턴에 거주하는 미국인 B 모씨는 지인들이 자신이 보내지도 않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해킹을 당한다면서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받으면 ‘스팸(Spam)’이라 생각하라는 글을 올렸다.


요즘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Facebook)을 이용한 사칭 사기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박 모 씨는 1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친구 얼굴 사진이 뜨고 친구 목소리가 들려 당연히 친구라고 생각하고 믿고 페북 비밀번호를 알려줬는데 주위의 지인들이 피해를 봤다는 연락을 받았고 제 페이스북은 아예 제가 오픈도 할 수 없었다”면서 “요즘 페이스북을 이용한 사기가 많은 만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기꾼들은 AI(인공지능)를 통해 친구들의 목소리를 만들고 사진도 전화에 입력해 전화를 받는 사람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해 사기를 친다고 한다.
박 씨는 만약의 피해를 막기 위해 카카오톡(KakaoTalk)에 있는 자신의 그룹방에 “한달 반 전에 페북이 해킹을 당했다”면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혔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또 박 씨의 한 지인은 최근 박 씨의 페이스북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티켓을 여러 장 구입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가니 판다는 메시지도 올라왔었다고 했다.

로턴에 거주하는 B 모 씨는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제가 보내지도 않는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해서 피해 방지를 막기 위해 페이스북 비밀번호를 바꿨다”면서 “요즘 기술이 발전해 AI를 이용해 친구나 가족의 목소리로 변조하고 송금을 요청하는 신종 사기기법이 기승을 부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요즘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쉽게 목소리를 변조할 수 있다고 한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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