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지나의 중년 패션센스

2024-02-08 (목)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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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외모의 시작은 패션

▶ 머리는 짧고 뽀글이 파마머리에 주름진 얼굴이 나?

김지나의 중년 패션센스



마트에 갈 때도 활동적이면서도
밝은 칼라로 생동감 있게 입어라
집에만 있다고, 남이 보지 않는다고
잠옷 차림이면 자신의 내면에서도
우울함의 속도는 가속이 붙을 것


그럼 어디에서부터 우리는 외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까?


첫 번째, 남보다 부지런해야 건강한 외모를 유지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우월한 유전자가 있긴 하다. 하지만 선천적인 외모는 성장 과정에서 달라질 확률이 매우 높고 내적 감정도 외모를 달라지게 하는 요소가 된다. 외모에 미치는 영향은 후천적인 자기 관리가 선천적인 요소보다 훨씬 높다. DNA만을 믿고 외모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냄새나는 옷과 지저분한 매무새를 한 사람은 깨끗하고 말끔하게 차려입고 좋은 향을 풀기며 활짝 웃는 사람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부지런함은 자신의 건강을 위한 일이자 깨끗함을 유지하는 첫 걸음이고 건강한 외모를 갖추는 일이다.
집에서도 조금 불편하지만 캐주얼하면서 깔끔하게 입고 마트에 갈 때도 활동적이면서도 밝은 칼라로 생동감 있게 입는 게 좋다. 집에만 있다고, 남이 보지 않는다고 잠옷 바람으로 있다면 자신의 내면에서도 우울함의 속도는 가속이 붙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외모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부지런하게 자기를 가꾸는 깔끔한 외모는 젊은이들에게 호감을 주며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다.

집안일에만 부지런 떨어서는 안 된다. 시간을 유용하게 써야 한다. 집안일을 어느 정도 했다면 내 몸에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는 릴렉스 한 시간을 자신에게 줘야 한다.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몸을 이완시키거나 정신적인 영양분을 주기 위한 독서를 한다거나 집 주위를 산책하며 정신을 맑게 수양해야 한다. 그다음 나의 젊음에 대한 시각적인 시간도 투자해야 한다.

패션에 관한 정보를 패션 잡지나 티브이 채널을 보면서 나의 이미지를 대비해서 나만의 패션으로 만드는 것도 유행의 흐름을 알게 하는 중요한 일이다. 핸드폰을 보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다면 패션 파일을 따로 만들어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 꺼내 보면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1일 1팩은 아니지만 3일 1팩 정도의 마사지 팩 루틴을 세우는 등 건강한 외모를 위한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

세 번째, 돈으로 젊음을 사야 한다.

돈을 버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젊어서 버는 돈은 아이를 양육하며 가정을 잘 꾸려나가기 위한 목적이 있다. 양육이 끝나면 지금부터는 나 자신에 투자해야 하는 시기다. 아이들이 둥지를 떠난 외로움에 빠져있기보다는 그동안 열심히 아이를 키운 나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는 시기임을 잊지 말자. 부지런하게 정보를 찾고 정보를 활용해 나에게 맞는 병원을 찾는 것도 경쟁력이고 자기의 신체에 어울리는 패션을 아는 것도 경쟁력이다.

예전엔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젊음만은 살 수 없다고 했지만, 지금은 돈으로 젊음을 유지는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정기적인 피부 관리나 마사지 그리고 고급 소재를 사용한 적절한 옷 구매는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면서 럭셔리한 외모로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단 부지런함과 열린 사고방식이 건강한 외모를 유지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중년 어머니들의 첫 인상

돈으로 젊음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좀 더 패션으로 이어가 보자. 30년 전 50대 보통 어머니의 모습은 모두의 예상대로 머리는 짧고 뽀글이 파마머리, 주름진 얼굴, 등은 살짝 굽으시고 무릎이 좋지 않으셨다. 특히 강렬한 색상에 커다란 문양 번쩍이는 보석에 색이 있는 선글라스 그리고 로고 있는 손가방은 학부모님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누가 뭐래도 아줌마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셨고 얼굴이 처져 조금은 무서운 어른이라는 이미지였다. 내가 20대에 50대 시어머니를 바라본 첫 인상이었고 그때만 해도 특정 부류를 빼고 누구나 돈으로 젊음을 산다고 생각하지 못할 때였다.

누가 엄마이고 누가 딸인지

지금의 중년은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어 머리가 길면 청승이라는 단어는 잊은 지 오래고 정기적인 손질만 잘하면 20대처럼 길고 풍성하며 탐스러운 머리를 딸과 함께 똑같이 자랑할 수 있다. 20대가 입는 배기바지는 물론이고 오버핏 재킷도 무난히 소화한다. 뒤에서 보면 누가 딸이고 누가 엄마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물론 누구나 그렇지는 않지만 중요한 건 그러한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고 우리도 조금만 노력하면 그네들 못지않은 건강한 외모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나는 대학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한국과 메릴랜드에서 패션 부티크 샵 ‘나무현’ CEO로 있다. 또 유튜브에 ‘mallenjina 멜랜지나’란 이름의 패션에 관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그녀에게 패션은 단순히 옷 입기가 아니라 자신을 알리고 자신감을 주는, 건강한 중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틈틈이 글쓰기를 좋아해 2020년 ‘킴스 패밀리 인 아메리카’ 출간 작가이며 본보에 ‘김지나의 살며 생각하며’ 칼럼도 집필 중이다.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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