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교와 빈민 사역

2024-01-30 (화) 이동원 락빌, MD
크게 작게
내 이익을 희생하여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고상한 종교를 논할 것도 없이 모든 사람이 가슴으로 공감하는 최상의 미덕일 것이다.

단기 선교나 장기 선교를 막론하고 보태 주고 입혀주고 가르쳐 주고 먹여 주고 치료 해주는 정신적 물질적 행위는 하나님의 “짓" 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지고의 선행에도 개운치 않은 입맛은 있는 듯하다. 바로 봉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과 봉사의 대상이 되는 나라다. 봉사의 대상은 주로 남미 사람들과 선교의 대상이 되는 남미의 가난한 가톨릭 나라들이다. 남미 나라는 대다수 국민들이 가톨릭을 믿는다.

선교의 목적은 내가 믿는 종교의 말씀을 전도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그 나라들의 국교와 같은 가톨릭은 전도의 대상이 되므로 미신이 되기 십상이다. 전도사가 되는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남미의 선교 목적은 땅 끝까지 나의 말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절대 명령에 복종하는 선교의 목적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그 나라의 오랜 민족적 풍속과 종교는 미신이 되어야만 선교사들은 마음이 편하다.
조선의 초기 선교사들에 의해서 우리의 전통 풍속은 깡그리 미신이 된 것처럼. 그 나라의 풍속을 파괴하고 그 나라들의 종교를 미신이라고 개종시키는 선교 행위는 옳기만한가를 곰곰히 생각 하게 만든다.


선교를 하려면 기독교가 발을 헛디뎌 가장 실패한 일본이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저주하는 이란, 이라크, 시리아, 예멘 같은 나라로 가면 어떨까를 생각한다. 아니면 이스라엘 전통 유대촌에 가서 예수가 미신이라는 그 예수님을 앞세워 선교를 하면 어떨까.
그래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성경은 하나부터 백 가지 무엇이 됐던 자기 민족 우선이다. 심지어 신명기 14장 21절에는 죽은 고기(썩은 고기?)는 성민(聖民)에게 먹지 못하게 하면서 객(客)이나 이방인에게는 팔아도 된다는 무시무시한 자국민 우선이다.
일년 내내 라티노 선교를 하고 황소 같은 젊은이들에게 담요와 겨울 옷에 김밥에 불고기를 대접하는 봉사에 시비를 거는 것은 아니다.

기왕 봉사를 하려면 성경대로 내 민족 우선이면 좋겠다는 말이다. 힘 좋은 라티노 젊은이들에게 기독교 단체에서 봉사를 하는 바로 그 시각, 가슴 저려 오는 이야기를 들어 보자.

1.“쪽 방촌에서 거주하는 80세의 이 은숙 어르신은 아침 빈 속을 물로 채운다.
지난번 도움 받은 라면은 이미 동이 났고 김치도 바닥이 보여 아껴 둔다며 이렇게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빈 속에 약을 먹습니다. 약이 독해 뭐라도 먹어야 속이 쓰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이은숙 어르신은 더 서럽습니다."

2. “보건복지부는 2023년 폐지 수집 노인들이 전국에 4만여명이며 평균 연령은 76세로 한달에 16만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발표 했다. 시간당 1,226원으로 최저 임금(9,260 원)의 13% 수준이라고 한다. 폐지 수집의 목적은 생계비 마련을 위한 것."

당신들이 자라고 배운 조국의 현실이 이런데도 비싼 비행기를 갈아 타면서 봉사와 선교를 위해 남미로 남미로 가야만 되나? 비싼 비행기 표를 끊어서 3~4일의 단기 선교가 무슨 효과가 있는지 나는 모르지만 선교 여행 사진 속의 반은 어린이들이 보이는 것을 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한국의 독거 노인들이 아침을 거르며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그 시각 골리앗 라티노 청년들은 “통닭 400마리" 제과 점 고급 빵"의 “성찬"을 받는다.

불청지우(不請之友) 라는 말이 있다. 청하지 않아도 가야 할 자리는 알아서 가야 된다는 말이다. 가난한 조국의 노인들이 말은 하지 않아도 알아서 도와 주면 어디가 덧나나? 골리앗을 일년 내내 떠받들고 섬기는데 고급 빵이 아니더라도 빵 한 조각과 통닭은 언감생신, 닭 발이라도 떼어서 조국의 노인들을 돕는다면 천국의 문은 넓어질 것이다.


성경 김(의미는 모르지만)에 이 밥, 성경 도시락은 이은숙 어르신네와 폐지를 줍는 노인들에게는 아득하게 멀고 먼 이야기다. 성경 라면 성경 떡볶이(필자가 만들어 낸 말)도 곧 출시가 될 것이다.

성경이라는 말은 넘치는데 성스러운 광경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며느리가 미우면 손자 새끼도 밉다고 한다. 내(필자) 흉이 열가지인데 남(기독교인)의 흉만 이야기 한다고 욕하지들 마시라… 내 말은 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사도행전 16장 6절)" 하실지라도 한국의 가난한 노인들에게 단 한끼의 거룩한 성경 도시락을 봉사 하시기들 바란다. 아멘.

<이동원 락빌,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