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어문(語文)을 고발함’발간

2024-01-24 (수)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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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한학자 변완수씨

‘한국 어문(語文)을 고발함’발간

변완수 선생과 그의 저서 ‘한국 어문(語文)을 고발함’ 표지.




시조시인이며 한학자인 변완수(90)씨가 ‘한국 어문(語文)을 고발함’을 발간했다.
우리말인 한국 어문의 기본적인 문제를 문어편과 발음편으로 나누어 고찰한 후 한글전용의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했다. 문어편에서는 단어의 오용, 수사와 단위, 중복어, 부자연한 표현, 천속어, 문어의 구어화 문제 등을 짚었다. 발음편에서는 한자 및 우리 고유어의 고저 장단, 모음의 착란, 연음의 혼란 등 음운 문제를 다뤘다.

서문에서 변완수씨는 “이 모든 문제의 장본은 넓은 의미에서는 한글전용에 있고 그 장본인은 한글전용론자들이다. 우리 선인들이 수천년간 써 온 한자, 그것을 짓밟고 한글 전용 반세기에 남은 것은 우리 문화의 쇠진이다. 한글전용은 우리 민족문화의 난적이다. 이 책은 한 외로운 언어순정주의자의 탄원서다”라고 썼다. 우리 어문 타락의 원인으로는 근원적으로 기능이 판이한 표의문자인 한자를 표음문자인 한글로 대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엉터리 발음과 표기가 난무하는 현실을 고발하며 한자와 고유어를 모르는 이들을 한고양맹(漢固兩盲)이라 칭한다”며 천속한 한글 은어와 얄궂은 축약어가 난무하는 세태를 개탄했다. 최근 호를 노불(老不)로 바꾼 변완수 선생은 경북 문경 출생으로 건국대 법과를 졸업했으며 1967년 유학차 도미했다. 노불은 나이가 들어도 책을 놓지 않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웨스트 버지니아주 무어필드 미진재(迷津齋)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다가 지난해 버지니아주 프런트 로열로 이사했다. 애난데일에서 2016년까지 고전강독 모임인 삼우반숙을 10여년 이끌었다. 저서로 산문집 ‘동서남북’(1994)과 ‘춘하추동’(2012)이 있으며 시조와 한시 번역시를 엮은 ‘미진 시첩(迷津 試帖)’(2021)을 냈다.
문의 (540)455-8409
wwbyun@aol.com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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