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의 눈’으로 보고 ‘침묵의 소리’ 들어야”

2024-01-23 (화)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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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정신문화연구회 노영찬 교수 새해 첫 강좌

“‘마음의 눈’으로 보고 ‘침묵의 소리’ 들어야”

노영찬 교수가 지난 20일 열린 새해 첫 월례강좌에서 도덕경 12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색과 오음 등 감각의 세계와 육체의 눈을 넘어 심오한 ‘제3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것은 이념과 사상을 한쪽에 치우친 색깔로 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이나 미국 모두 갈등과 분열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새해 첫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조지 메이슨대)는 도덕경 제12장 “다섯 가지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다섯 가지 소리는 귀를 먹게 하며, 다섯 가지 맛은 미각을 잃게 한다. 얻기 어려운 재물은 행동을 그릇되게 만든다”는 내용을 강독하며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당하는 마음을 경계하고, 자신의 깊은 내면에 대한 성찰을 강조했다.


노 교수는 “진보와 보수 등 이념에 사로잡히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 실제와 진실을 볼 수 있는 눈을 가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후 “침묵의 소리를 들을 줄 알고, 제3의 눈으로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노자의 사상은 아주 단순, 심오, 겸허한 신비주의라면서 미국의 신비주의 철학자인 윌리암 제임스와 비교한 후 3가지 눈(육체의 눈, 이성의 눈, 신앙의 눈)에 대해 설명했다. 바티칸의 시스틴 성당 안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천지창조’와 사도 바오로의 글과도 연결시켜 부연했다.

강좌 시작에 앞서 김면기 박사는 “새해가 밝았다. 주어진 생명을 귀히 여기시고 받은 복을 누리시길 바란다”며 “연구회 창립 27주년이 되는 올해도 자유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수준 높은 강좌를 이끄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이날 강좌에는 전날 내린 폭설로 인해 도로 사정이 안좋은 가운데서도 약 30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내달 강좌는 2월17일(토) 오전 10시-12시 머튼 홀에서 열린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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