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1세 이민 스토리 놀랍다”

2024-01-18 (목)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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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어팩스 카운티 제프 맥케이 의장, 본보 방문…“내달 9일 설맞이 행사”

“한인 1세 이민 스토리 놀랍다”


워싱턴 한인사회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는 가장 많은 한인들이 살고 있고 한국 드라마(스카이캐슬)에도 소개될 만큼 잘 알려진 지역이다. 워싱턴 DC와 인접한 수도권 지역이자 북버지니아를 대표하는 인구 120만명 규모의 카운티로 버지니아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프 맥케이(Jeff McKay, 49)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올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신년 인사차 지난 11일 본보를 방문했다. 그는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 4층에 한국일보가 들어서 커뮤니티센터도 새롭게 단장되고 보다 활기찬 모습을 띄고 있다”며 “한국일보 이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새해에도 한인사회와 함께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경제적 성공을 거둔 한인 1세에 이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 2세들의 활약이 놀랍다”며 “여러분 덕분에 페어팩스 카운티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달 9일(금) 오후 5~7시,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설맞이 신년행사(New Year Reception)를 앞두고 맥케이 의장은 “음력으로 새해를 기념하는 한인들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 취임한 수퍼바이저들과 만나 우리 동네 이야기를 나누고 새해 각오도 다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면서 한인들을 초대했다. 다음은 맥케이 의장과의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수한 공립학교는 페어팩스 카운티의 자랑이자 지역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명성에 비해 학교 시설이나 교직원 임금 등은 열악한 수준이다. 주 세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북버지니아, 특히 페어팩스 카운티의 기여에 걸맞는 주 정부의 지원을 기대한다.

-페어팩스 카운티가 정치적으로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도 있다.
▲카운티 행정을 책임지는 10명의 수퍼바이저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이다. 때문에 일부에서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을 하지만 이는 지역 주민, 유권자들의 판단이다. 버지니아는 전통적으로 ‘견제와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이는 투표에 나서는 유권자들에게 당부하는 것이지 결과만 보고 무조건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정책이 좌편향이라서 동성애나 낙태 문제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있다.
▲사실이 아니다. 동성애나 낙태 문제 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문제다. 선거 때면 으레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통해 상대방을 공격한다. 학교 정책에서도 성 정체성 문제를 지적한 쪽은 민주당이 아니라 공화당이다. 나는 항상 분열과 갈등이 아닌 평화와 포용을 강조해 왔다. 다문화, 다인종, 서로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페어팩스 카운티는 정치적 입장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책임이 있고 의장은 이들을 대변하는 것이다.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한 조언은?
▲한인 1세들의 이민 스토리는 놀랍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그들에 이어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세들은 이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문일룡 교육위원을 비롯해 아이린 신 주 하원의원이 배출됐다. 다양성을 강조해온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한인사회는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다소 목소리가 작다는 평도 있지만 우리는 요란한 목소리뿐만 아니라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인다. 때문에 여러 경로를 통해 아무리 작더라도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려서부터 사회활동에 적극적이었던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프랜코니아 디스트릭 수퍼바이저가 됐으며 지금은 수퍼바이저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인 학생들도 어려서부터 지역 이슈에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면 앞으로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맥케이 의장은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사실 출생지는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가 성당에서 운영하는 병원을 원해 메릴랜드의 성십자가 병원에서 태어났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를 다녔으며 제임스메디슨대를 졸업하고 다나 카프만 수퍼바이저의 보좌관으로 10년 이상 일했고 2007년 리 디스트릭(현 프랜코니아) 수퍼바이저에 출마해 당선됐다.

정치에 첫 발을 내딛게 된 배경에는 할머니(Morris Glen)의 영향이 컸다. 자신의 집에서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고 저소득층 시니어들에게 주택을 제공해 주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할머니는 어린 손자에게 정치인의 꿈을 키워주었다. 프랜코니아에 위치한 노인 아파트 이름이 ‘모리스 글렌’으로 명명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연방정부에서 일하는 부인과 페어팩스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과 딸이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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