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A 마리화나, 합법인 듯 합법 아닌 합법같은…

2024-01-14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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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지·재배·흡연 괜찮지만 판매 안돼 구할 방법 없어

VA 마리화나, 합법인 듯 합법 아닌 합법같은…


버지니아에서 마리화나를 피울 수 있지만 마리화나를 구입할 수는 없다.
연방법에 따라 오락용 마리화나 판매가 합법화 됐지만 아직 주 정부에서는 판매와 관련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합법이지만 합법이 아닌’ 모순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버지니아에서는 지난해 마리화나 관리법이 통과돼 올해 1월 1일부터 오락용 마리화나 판매가 가능해졌지만 판매와 관련된 규정이 없어 사실상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버지니아 마리화나 관리국(VCCA) 홈페이지에서 자주 묻는 질문은 ‘성인에 대한 비의료용(오락용) 마리화나 판매는 합법입니까?’이지만 대답은 ‘아니오’이다.
버지니아 정부에 마리화나 담당부서(VCCA)도 설립됐지만 언제부터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게 될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10일 개원한 의회에서 마리화나 거래 시장을 만들기 위한 관련법이 제정돼야 하고 이와 관련된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 조율도 필요한 상황이다.


▲오락용 마리화나 판매 촉구 법안 추진
현재 여러 법안들이 제출돼 논의되고 있으며 VCCA 담당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제출된 법안은 판매 사업권과 관련된 내용, 누가 면허를 취득하고 사업을 조성할 것인지, 면허발급 시기 등을 다루고 있다.
법안을 제출한 민주당 아담 에빈 상원의원은 “이미 사람들이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있는 만큼 마리화나를 구입하는 것도 합법적이어야 한다”며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되지 않으면 불법판매, 암시장 등의 범죄를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에서 재배한 마리화나 공유?
버지니아 마리화나 관리법에 따르면 가정에서 최대 4그루의 마리화나를 재배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공유’(adult sharing)할 수도 있다. 공유의 의미는 21세 이상의 성인들이 1온스 이하의 마리화나를 개인적으로 양도한다는 것이며 씨앗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돈을 받거나 다른 상품이나 물품으로 교환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또한 다른 물건을 구입하면서 선물(gifting)로 주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 상품과 달리 마리화나는 관리 규정도 남다른 만큼 버지니아뿐만 아니라 다른 주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에 따른 관련 규정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 이권
버지니아는 마리화나 판매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마리화나 판매는 주 정부가 막대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 만큼 사업 이권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메릴랜드는 지난해 7월 1일 오락용 마리화나 판매를 시작하면서 주류세와 동일한 9%의 세금을 부과했다. 판매가 시작된 첫 주에 오락용 마리화나 매출은 1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의료용 마리화나 매출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글렌 영킨 주지사의 무관심
막대한 이권이 달린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글렌 영킨 주지사는 마리화나 판매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공중보건 자문위원회에서도 영킨 주지사는 마리화나 시장 개발에 관심이 없다고 간접적으로 밝혔다.
주 의회의 논의와 별개로 주지사의 추진 의지가 없을 경우 남은 임기 내 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로비스트들은 “의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법안이 통과돼 주지사 책상에 올라가야만 가능성이 있고 그때 비로소 주지사를 상대로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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