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지나의 중년 패션센스

2024-01-11 (목)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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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 머니 룩(Old Money Look)

▶ 정장에 운동화가 웬 말? 이러면 아줌마!

김지나의 중년 패션센스



겨울엔 부드러운 패딩이나 퍼소재가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젊은 세대보다 훨씬 잘 소화할 수
있는 올드머니 룩으로 몸도 마음도
멋진 2024년을 시작해 보자

4. 적당한 액세서리는 올드머니 룩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나이가 들면 액세서리가 크고 화려해진다. 주름진 손을 가리기 위해 컬러풀한 보석으로 큰 사이즈의 반지를 끼게 되고 목주름을 가리기 위해 화려한 보석과 커다란 형태의 목걸이와 강렬한 스카프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올드머니 룩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번쩍이는 보석 대신에 광택이 없는 골드를 심플하게 매치하는 게 럭셔리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거기에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오래된 진주를 활용해 보자.

특히 똑같은 사이즈 진주보다는 못난이 진주로 서로 크기가 조금씩 다른 모양이 더욱 자연스러워 보이고 골드체인에 중간 사이즈 진주 한 개를 매치하면 진주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골드의 풍요로움이 합해져 단아하면서 세련된 중년의 멋을 더할 수 있다.
벨트 또한, 단조로운 색상과 디자인에 활력을 넣어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이때도 너무 화려한 색상이나 특이한 디자인보다는 무채색에 골드버클이 작게 들어있는 단순한 디자인이라면 유행에도 민감하지 않을뿐더러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살짝 몸매를 강조할 수 있는 중요한 디자인 중의 하나가 된다.

5. 패션의 완성은 역시 가방과 구두에 있다
패션의 완성은 가방과 구두라는 말을 반론하기는 어렵다. 제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운 룩으로 멋을 냈다 하더라도 손에 든 가방이 비정상적으로 크다거나 색상이 너무 강렬하거나 브랜드 로고가 너무 커다랗게 돋보인다면 올드머니 룩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올 블랙으로 톤을 맞추어 옷을 입었다면 좋은 소재의 가죽이나 스웨이드천이면 무난하고 색상은 그레이나 브라운으로 중간 톤으로 그리고 너무 무겁지 않은 중간 사이즈가 좋다. 특히 지금처럼 겨울에는 부드러운 패딩이나 퍼소재가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구두는 심플한 옷이나 가방에 비해 조금은 화려해도 좋다. 무채색 수트에 화려한 칼라감 있는 구두를 매치해도 세련되어 보이고 올 블랙으로 입었다면 흰색 부츠로 패션을 완성시킬 수 있다. 캐주얼하고 노멀한 편안한 룩이라면 흰 스니커즈를 시크하게 신으면 튀지 않으면서 톤을 맞추었기에 지루하지 않은 패션으로 요즘 젊은 유행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정장에 운동화가 웬말? 이러면 아줌마!!

결론적으로, 올드머니 룩이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유행을 타게 된 시점은 분명 영국의 왕자비였던 메건 마클이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녀가 드라마 ‘슈츠’에서 오피스 룩의 정석, 흰 블라우스에 무릎 길이의 스커트를 입은 시발점으로 럭셔리한 올드머니 룩의 시작이 되었다. 그 뒤로 미셀 오바마, 아말 클루니, 그레이스 켈리 등 요즘엔 기네스 펠트로가 올드머니라는 이름으로 패션계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톤온톤으로 누구나 입어 왔던 룩이고 특히 유행을 따르지 않는 옷이라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다만 톤을 맞추되 소재에 중점을 두고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한 액세서리와 계절에 맞는 가방을 드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세대보다 훨씬 잘 소화할 수 있는 올드머니 룩으로 몸도 마음도 멋진 2024년을 시작해 보자.

▶김지나는 대학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한국과 메릴랜드에서 패션 부티크 샵 ‘나무현’ CEO로 있다. 또 유튜브에 ‘mallenjina 멜랜지나’란 이름의 패션에 관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그녀에게 패션은 단순히 옷 입기가 아니라 자신을 알리고 자신감을 주는, 건강한 중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틈틈이 글쓰기를 좋아해 2020년 ‘킴스 패밀리 인 아메리카’ 출간 작가이며 본보에 ‘김지나의 살며 생각하며’ 칼럼도 집필 중이다.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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