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 감동적”

2024-01-09 (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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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 영화‘길위에 김대중’ 워싱턴 무료 상영회 성황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 감동적”

‘길위에 김대중’ 워싱턴 상영회 준비위원들과 단체장들이 영화 포스터를 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이 지난 7일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상영됐다.
한국에서는 오는 10일 정식 개봉되지만 김 전 대통령의 100번째 생일인 1월 6일에 맞춰 전 세계에서 상영회가 열리게 됐으며 워싱턴에서도 이날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료 상영회가 열렸다.

김대중기념사업회 워싱턴중앙본부 고대현 이사장은 “새해를 맞아 여러 단체들이 힘을 모아 첫 행사를 열게 됐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우리 조국은 성숙된 민주국가, 세계경제를 선도하는 국가로 한층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인사했다.


영화는 전라남도 하의도에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이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해운회사를 운영하면서 청년 사업가로 성공한 모습에서 시작된다. 2시간 분량의 영화는 해방과 한국전쟁, 4.19, 5.16, 군사독재, 민주화 등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개봉한 화제작 ‘서울의 봄’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12.12 사태와 권력을 장악한 군부가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로 인해 김 전 대통령은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워싱턴 망명 시절 “미국이 대한민국에 민주주의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할 테니 제발 군부정권을 지지하지 말아달라”고 미국을 설득하는 모습은 워싱턴 한인들에게 남다른 감동을 전해주었다.
영화의 마지막은 ‘성공한 대통령 김대중’이 아니라 가택연금이 풀려 16년만에 광주를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이 5월 영령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자신에 대한 기대 때문에,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광주 시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의 눈물에 관객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상영준비위원회 조현숙 위원장은 “오늘의 감동이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며 “그분의 말씀처럼 우리도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우리가 김대중이다’라고 함께 외치자”고 당부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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