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개인 상담자 70%가 우울증

2024-01-07 (일)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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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비영리 한인 상담기관‘스페이스’연례보고서

▶ 우울증 호소 내담자 35% “자살 생각해 본적 있다”

개인 상담자 70%가 우울증

오태주 상담사가 온라인 화상으로 상담하고 있다.

워싱턴 지역의 많은 한인들이 우울증과 불안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시티에 소재한 비영리 상담기관 스페이스(S_PACE, 구 좋은마음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개인상담의 약 70%가 우울증과 불안 사례였다.

우울증과 불안을 호소하는 내담자들의 경우 경미한 단계부터 자살에 대한 생각 또는 계획을 해본 적이 있다가 35%에 달해 심각성을 드러냈다. 실제로 자살시도를 해본적이 있다고 답한 내담자는 2%였다.


지난 회계연도(2022.7.1-2023.6.30)의 총 상담건수는 2,202건이었다.

상담유형별 분포로 보면 개인상담(55%)이 가장 많았으며 10대 및 아동 상담(23%), 커플(부부) 상담(11%), 가족상담(6%), 패어런팅(3%), 심리검사 및 평가(2%)의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21-39세(30%)가 가장 많았으며 40-55세(19%), 13-20세(18%), 56-65세(12%), 66세 이상(11%), 3-12세(10%)로 분석됐다.

송은희 소장은 “청소년, 청장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우울감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무기력, 분노, 문제행동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라며 “다수의 내담자들은 어린 시절 혹은 청소년기에 아동학대, 폭력, 왕따, 무관심, 부모 또는 가까운 친지로부터의 무시, 방관, 버려짐 등의 경험이 있으며 그 상처가 성인이 된 후에 다시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우울증의 경우 과거의 부정적 경험으로부터의 기억과 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채 누적된 채 살아가다 점점 더 심한 부정적 생각들과 인지 왜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성인이 된 후에도 괴로움, 자책, 타인에 대한 원망으로 누적되고,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가족구성원 또는 환경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움)에 대한 무력감에서 우울증이 커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불안증세도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또한 가까운 가족과 친지의 죽음, 직장에서의 해고 등으로 상실에 대한 적응단계에서 심한 우울을 경험하거나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한편 55세 이상 부부상담도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태주 상담사는 “부부가 자신들의 역할(자녀양육, 가정경제를 위한 활동 등)이 강조되고 집중하던 시기가 지나 각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시기가 찾아오면서 그동안의 갈등을 해결해보고 관계회복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부로서 더 이상 의미를 느끼지 못할 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져 황혼이혼을 고려하는 경우도 다수였다”고 밝혔다.

문의 (703) 277-9515
(571)275-6661(text)
spaceusorg@gmail.com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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