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닥터 테일러 스위프트

2024-01-03 (수) 최형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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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는 2022년 뉴욕대(NYU)에서 명예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싱어, 작사작곡가, 음악인, 프로듀서, 감독으로서의 노력과 치적을 인정했고, 예술가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것을 인정,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이다.

2023년은 미국 팝 문화의 주요현상이자 지진과도 같이 팬들을 열풍으로 몰아넣은 수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였다. 미국 24개 도시에서 올해 열린 스위프트의 ‘에라스’(Eras) 콘서트 투어 중 시애틀 공연에서는 매일 모인 7만2,000명 팬들의 함성과 열광으로 리히터 지진계의 진도 2.3을 기록했고,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3월 공연에서는 그 전달 같은 스태디엄에서 열렸던 2023 수퍼볼보다 더 많은 수익을 지역 경제에 가져다주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뮤직 인더스트리의 여러 부당한 관행에 맞서 싸워 예술가들의 권리를 옹호했고, 여성들을 무시하고 이용하는 사회 전반적인 여성문제에서도 여성들의 권리를 대변해 팬들로부터 더욱 더 사랑을 받고 있다.


남녀노소의 팬들이 그의 노래를 좋아하지만, 특히 젊은 여성과 틴에이저 소녀들에게는 스위프트가 마치 ‘빅 시스터’처럼 그의 삶과 노래를 통해 큰 위안과 기쁨을 얻는다는 것이다. 24시간 쏘아대는 현대의 인터넷 환경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불안한 친구 관계와 대인 관계,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되고 인정받아야 하는 어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보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타임지는 스위프트를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서 표지에 실었고, 포브스 매거진은 그를 2023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10명 중의 하나로 선정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기업들이 예술가들에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해왔는가에 대한 한 예로, 전설적인 컨트리 뮤지션 자니 캐시의 딸인 컨트리싱어 잰 캐시는 2014년 그녀의 노래가 18개월 동안 무려 60만 번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들려졌는데 이에 대한 대가로 114달러를 받았다고 말했다.

스위프트는 막강한 기업 애플에도 맞서서 성공한 예를 남겼다. 애플이 2015년 자체적인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를 개시했을 때 첫 3개월간 무료사용기간을 설정하고 이 기간 동안 가입자들이 듣는 음악에 대해서는 음악인들에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스위프트의 공개적인 항의가 있은 직후 가입자 무료사용기간 동안 자체비용으로 예술가들에 대가를 지불해주기로 코스를 바꿨다.

금년 1월에 있던 미 연방상원청문회에서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는 ‘티켓매스터’의 소유기업은 공화당 민주당 할 것 없이 여러 상원의원들로부터 ‘독점’기업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 청문회에 패널로 참석한 뉴욕 한 작은 밴드의 뮤지션은 전형적인 공연에서 티켓 값이 30달러면 12달러의 수수료를 티켓매스터에서 징수, 소비자는 42달러를 내는데, 이 중 제반비용을 제하고 나서, 6달러가 8명 밴드 전원의 세금 전 수익으로 배당된다고 증언했다. 이 6달러 중에서 또 팀원들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밴드의 음악인들은 정말 어렵고 어렵게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프트는 과거 이같은 횡포에 맞서 수년간 티켓매스터를 보이코트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릿 저널의 칼럼니스트 페기 누난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2023년 아메리카에서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모두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해서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다사다난했고 인간을 비인간화하는 여러 현상과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사랑과 우정을 노래하는 음악은 황폐한 정신과 영혼에 마치 향기로운 바람을 불어주어 소생시키는 것과 같다.

<최형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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