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납치 문제 거론한 미국 수정안은 부결
▶ 이스라엘 “하마스 언급 안된 결의안 채택은 면죄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을 향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유엔 총회에서 채택됐다.
유엔 회원국들은 12일 맨하탄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찬성 153표·반대 10표·기권 23표로 가결했다.
아랍국가들이 제출한 이 결의안에는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인질을 잡은 주체가 하마스라는 사실과 하마스의 테러행위에 대한 규탄은 결의안에 담기지 않았다.
표결에 앞서 오스트리아와 미국은 하마스의 책임 문제를 반영한 수정안을 각각 제출했다.
오스트리아가 낸 수정안에는 인질을 잡은 주체가 하마스라는 사실이 적시됐다.
미국의 수정안에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선제 테러 공격에 대한 규탄이 추가됐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제안설명에서 “미국도 인도주의적 휴전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하마스가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끔찍한 행위에 대해선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의 수정안은 과반인 89개국의 찬성표를 받았지만, 수정안 채택 기준인 3분의 2 이상 찬성에 도달하지 못해 부결됐다.
미국의 수정안도 84개국의 찬성표를 얻었지만 부결됐다.
아랍국가들의 결의안에 하마스에 대한 규탄이 담기지 않은 데 대해 이스라엘은 강력하게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표결에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여성을 성폭행하고, 어린아이를 죽이고, 살아있는 민간인을 불태우기도 했다”면서 “하마스의 책임이 거론되지 않은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은 테러리스트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단 대사는 이어 “만약 러시아나 중국, 튀르키예 정부가 이 같은 공격을 당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나”라며 “그런 공격을 당한 뒤 휴전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