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A 주지사 선거 벌써 ‘후끈’

2023-12-10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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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스팬버거 연방의원·스토니 리치몬드 시장 출마 선언

▶ 공화, 미야레스 주 법무장관 출마 유력…선거는 2025년

VA 주지사 선거 벌써 ‘후끈’

아비가일 스팬버거(왼쪽). 레바 스토니.

2025년 실시되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열기가 뜨겁다. 글렌 영킨 주지사의 임기가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다음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버지니아에서는 주지사 연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직 주지사가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두가 도전자로서 선거를 치러야하는 만큼 출마 후보들은 일찌감치 선거운동을 시작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다.


공화당에서는 영킨 주지사의 뒤를 이어 제이슨 미야레스 주 법무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첫 흑인여성 부지사인 윈섬 시어스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이미 2명의 후보가 출마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지난 선거에서 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기세를 몰아 다시금 버지니아 주지사를 탈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먼저 아비가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연방 하원의원이 내년 재선에 출마하지 않고 2025년 주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직 CIA 요원으로 연방하원 3선을 지낸 스팬버거 의원은 분열된 의회에서 초당적 노력을 기울여온 합리적인 의원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제 버지니아 첫 여성 주지사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또 다른 민주당 후보로는 이달 초 출마를 발표한 레바 스토니(Levar Stoney) 리치몬드 시장이 있다. 그는 2선 시장으로서의 행정 경험을 자신하며 “평등과 진보를 위해, 실용적인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42살의 스토니 시장은 “우리 가족 가운데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며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나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해도 생계를 걱정해야 했던 나의 아버지와 같은 부모들을 위해 버지니아 주지사가 되려고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민주당 경선은 첫 여성 주지사를 노리는 스팬버거 의원과 두 번째 흑인 주지사에 도전하는 스토니 시장의 팽팽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은 공화당 영킨 주지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스토니 시장은 “시급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영킨 주지사는 낙태권, 도서목록 규제, 투표권 제한 등 초점을 흐리고 있다”며 “실망한 버지니아 유권자들은 새로운 변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영킨 주지사실 대변인은 “급진주의 좌파 정치인이 주지사가 되는 것은 버지니아에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그의 지적과 달리 영킨 주지사의 지지율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스팬버거 의원실 대변인은 “분열이 아닌 통합을 위해 노력한 스팬버거 의원의 헌신, 힘든 경선 과정을 이겨낸 그녀의 진심은 이미 선거를 통해 평가받았다”며 “버지니아 유권자는 그녀의 경력을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견제와 균형’을 강조해온 버지니아 유권자들이 이미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에게 행정부까지 쥐어줄 것인지, 아니면 다시금 공화당 주지사를 선택할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일단 내후년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변수도 많고 내년 대선 결과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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