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 ‘교회’ 환멸 느껴 옮기는 교인도 많아
성인 개신교인 절반 이상은 적어도 한 번 이상 다른 교회로 옮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한 교회에서 오랫동안 정착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다른 교회로 옮겨야 할 때가 있다. 최근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교회를 옮기는 이유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는데 신앙심을 잃거나 기독교에 대한 환멸 때문이라는 이유는 드물었다. 반면 목사나 설교 또는 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새 교회를 찾는다는 교인이 적지 않았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최근 한 달에 적어도 2번 이상 예배에 출석하는 개신교인과 초교파 교인 1,001명을 대상으로 교회를 옮긴 경험에 대해 물어봤다. 조사 대상 교인 중 약 53%는 성인이 된 뒤 한 개 이상의 교회에 출석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절반이 넘는 개신교인이 적어도 한 번 이상 교회를 옮겨본 적이 있다는 것으로 이중 약 63%는 2~3곳의 교회에 출석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를 옮긴 교인 중 약 22%는 4~5번 교회를 옮긴 경험이 있고 6~7번(8%), 8~9번(3%), 10번 이상(4%) 새 교회를 찾아본 교인은 적은 편이었다.
‘교회를 옮긴 이유는?’이란 질문에 가장 많은 교인이 이사를 이유로 들었다. 교회를 옮긴 교인 10명 중 6명은 멀리 이사 가는 바람에 전에 출석하는 교회에 도저히 출석할 수 없어 새 교회로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40%의 교인은 이사 외의 다양한 이유로 새 교회를 찾아야 했다고 밝혔는데 교회, 교인, 목사와의 마찰 때문이라는 이유가 적지 않았다. 교회를 옮긴 교인 중 약 29%는 교회 내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밝혔고, 교회가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서라는 교인도 약 29%였다.
목사와 교회에 환멸을 느껴서 교회를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교인도 각각 약 27%와 26%였다. 목사에 대한 불만 때문에 교회를 옮겼다는 교인들은 목사가 위선적이어서, 목사의 설교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목사가 너무 비판적이어서, 목사가 신실하지 않은 것 같아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 밖에도 목사의 윤리적 문제 때문에, 목사가 명확한 비전이나 목적을 제시하지 못해서라는 답변도 있었다.
한편 교회에 환멸을 느꼈다는 교인 중에서는 다른 교인과의 마찰을 겪은 교인이 많았다. 너무 비판적인 교인이 보기 싫어서,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 교인 때문에, 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과 거리가 멀어서, 교회가 평범함에 안주하는 것 같아서, 교회 내 파벌 분쟁 때문에 등 교회 내 여러 이유로 교회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교회의 가르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교인 중에서는 이전 교회가 제시한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한 시각 차이를 이유로 든 교인이 많았다. 이들 교인 3명 중 1명은 목사나 교회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 이념에 동조하는 것 같아서라는 이유를 설명했다. 약 31%는 신학적 견해차를 이유로 들었고 약 26%를 성경을 삶에 적용하는 방식 달라서라고 밝혔다.
한편 교회를 옮긴 교인들은 전에 출석하던 교회보다 새 교회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전에 출석하던 교회와 비교했을 때 새 교회가 자신의 필요를 충족한다는 교인이 절반을 넘었다. 이들은 새 교회의 설교 중 자신의 삶에 적용할 부분이 많고, 새 교회 목사와 교인이 진정성이 있는 것 같다는 이유를 많이 들었다. 새 교회에 만족하는 교인 중에서는 새 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잘 수행하는 것 같아서, 교인의 영적 성장을 돕는 것 같아서, 교인 간 화합을 잘 이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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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기자>